돈을 한두 푼 아껴보려는 심상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내 스스로 만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집안의 물건이 고장 나거나 수리가 필요한 상황에는 우선 실패를 무릅쓰고 직접 수리를 해보려고 한다.
얼마 전 자전거가 바람이 빠져 있어 스스로 타이어를 갈았다. 생활형 자전거지만 그래도 자전거 뒷바퀴이다 보니 뒤쪽에 연결된 부위를 탈 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낑낑대가면서 스스로 했다. 그렇게 쌓인 나의 소소한 핸디맨으로써의 경험들이 생활의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 서점에서 ‘경험의 멸종’이라는 책을 보았다. 제목부터 이미 내가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맞았다. 우리는 생활의 경험과 느낌들을 유튜브나 영상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하고 있다. 경험에 대한 스펙트럼은 넓을지 언정 실질적인 그 경험이 주는 즐거움과 본연의 의미 가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을 통해서 직접 경험하는 것과 단순히 눈귀를 통해 영상을 통한 경험의 차이는 천지 차이다. 그렇게 영상을 통해 내가 가고 싶은 하고 싶은 것들을 검색하고 실질적인 그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빠르고 쉽게 재단해버린다. 하지만 그 재단된 경험의 가치는 실질적으로 내가 맞닥뜨린 것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 가장 대표적이고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연이다. 산 정상에 올라 보이는 그 아름다움과 성취감의 느낌은 내가 직접 고생하고 땀 흘린 뒤 도달하여 전자기기에 담아질 수 없는 그 장엄함을 느껴보면 깨닫게 된다.
감각은 사용할수록 민감해진다. 하지만 반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퇴보된다. 그렇게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오감의 만족을 그 좁은 스크린에 제한하지 않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