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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재영 Aug 31. 2020

나는 네가 아니야

내 안의 별 밝히기

'남과 다르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환경에서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여덟 단어, 박웅현, 북하우스)


 말은 참 쉽지만 행하기엔 참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문장 속 '부단히'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잰다면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1등을 하지 않을까 싶다. 벤치마킹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산업 발전 풍속과 타인을 대할 때 '우린 비슷하게 생겼으니 비슷한 생각을 할 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동질 문화,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기득권이 갖춰 온 공통적인 테크 등을 학습해오며 우린 시나브로 나다움을 포기하며 늘 불안 속에서 지내온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환경에서 온전히 내 안에 별을 만들며 사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냐만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나와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내 안의 별을 밝히는 행위, 자존은 너무도 중요하다. 이는 운동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늘 상담을 통해 운동 목표를 구체화한다. 왜 운동을 계획하는지와 운동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다. 그러다 보면 종종 '나'는 안중에도 없고 바깥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하는 분들이 오신다. 그러고서는 스스로를 옥죄고 괴롭힌다. 옥죄서라도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면 좋겠지만 사람 몸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매체에서 '운동은 정직하고 한 만큼 돌아온다'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목표에 부합한 방법의' 운동은 분명 나를 성장시키긴 하지만 한만큼 돌아오진 않는다. 서울대반 학원생이 모두가 서울대를 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트레이닝의 말로는 썩 좋은 그림이 아니다. 금방 지쳐버려 운동을 쉽게 포기하거나 후폭풍으로 오는 요요로 인해 이전보다 살이 더 쪄버리기도 한다. 나아가 몸과 마음을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강박이 생기면서 불안과 스트레스는 커지게 되고 그것들로 인해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은 섭식장애, 혹은 약물이나 건강보조제의 오남용과 같이 비정상적인 방법들을 동원하면서까지 외부의 점을 갈구하게 된다. 본인들도 모르게 서서히 본인 스스로를 갉아먹고 외부의 시선과 틀에 잠식당하게 된다.


 반면 내 안에 별을 밝히며 운동 목표를 세운 분들은 대체로 퍼스널 트레이닝에 대한 만족감도 높고 이것을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자신의 바운더리를 넓혀 나가시는 경우를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통한 성과 중 하나는 바로 바디 프로필 사진 촬영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며 바디 프로필을 촬영하신 회원님들을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바디 프로필 촬영이라는 성과물을 목표로 하신 분들보다 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성취감을 축적해오신 분들이 부지기수이다. 누가 봐도 멋진 몸매를 만드는 것과 어제보다 나아지는 몸을 만드는 데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전자는 힘들기만 하고 후자는 힘든데 재밌다. 내 돈 내고 스트레스만 주다 말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자존과 함께 하는 운동 목표는 외부의 험담에 흔들리지 않는다. 내 외형을 보고 헐뜯는 사람은 내가 어떻게 변하든 거기에 맞춰 단점을 찾아내며 나를 험담할 것이다. 거기에 나까지 나를 부정한다? 마음까지 너덜너덜해진다. 그것만큼 비극은 없다.

 모든 타인의 시선에 맞춰나가며 살 자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당장 무시하며 한 마디 날리자.


 "나는 네가 아니야."


 남이 밝혀준 빛은 얼마 가지 않아 금세 꺼지고 만다. 스스로 빛을 내기 위해선 내 안의 별을 먼저 밝혀야 한다. 내 빛을 가지고 주변을 탐하면 더 밝고 오래 빛날 수 있을 것이다. 


 20대 후반까지는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살아온 나였다. 하지만 자존의 개념을 알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동력이 생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는 허무함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자존이라는 자양분 아래 열매를 맺는 것은 분명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만 나를 위해 공부하고 나를 위해 운동하고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며 소소한 성취감을 맛 보니 열등감이 주는 불안감이 이전보다 많이 조율이 돼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나 역시 외부를 탐하며 동경하곤 한다. 열등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거기까지다. 나는 나대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나와 엮인 모든 분들이 본인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뽐내며 그런 부분으로 인정받고 존중받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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