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스꾸 Mar 20. 2024

나의 적성과 흥미

인터뷰어 경청 / 포토그래퍼 달래, 민경



예원 과의 인터뷰입니다.




 지금 제가 활동하는 단체로는 학교 신문사가 있는데, 이번 학기는 1주차에 기사를 하나 썼고 다음 주에 인터뷰 기사 하나, 또 기말 시즌에 기사가 하나 더 있어요. 저번 학기에 비해 써야 하는 기사가 줄어들어서 그렇게 생긴 시간에 다른 사람들 기사 피드백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어요. 신문사 활동을 하다 보니 이 일이 내 적성과 흥미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전에는 사실 로스쿨을 가고 싶었는데, 공부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이게 정말 재밌는 건가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법조인은 학문적인 느낌이라면 기자는 실생활과 더 맞닿아 있다는 점이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정치경제학회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저보다 먼저 학회에 계셨던 선배들이 성대신문 활동을 했었다는 말을 듣고 지원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선배들이었는데, 마침 학회 활동이 끝나고 할 게 없어진 시기여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갔죠. 





 또 방학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이라는 곳에서 대학 언론 강좌를 하길래 신청해서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 일주일 동안 매일 두 번씩 10명의 기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기자라는 직업에 크게 흥미가 생겼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사실 기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다소 가볍게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에 대한 진심 어린 태도가 느껴지더라고요. 

 또 이번에 제가 신문사에서 인물면 인터뷰를 실으려고 하는 기자분은 본인의 취재 일화를 들려주셨어요. 취재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서 정보를 알아낸 일화였는데 그게 너무 탐정 같고 신기하더라고요. 기자에게 정보를 확실히 알려줘야 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으니까 홀로 고군분투하는 느낌인데, 그 점이 큰 매력이었던 거예요. 그 점이 힘든 점이기도 하지만요. 학회 활동을 하면서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가지게 됐고 기자는 현상 이면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직업이니까, 그 연결 선상에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인터뷰어로서의 기자 생활은 어땠나요?

 첫 인터뷰는 기사 마감이 한 5시간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와서 하게 됐어요. 인터뷰이께서 한 2시간 동안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촉박한 마음에 조금 아쉬운 태도로 임했던 것 같아서 그게 죄송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인터뷰이를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진심을 담아 감사를 확실히 전해야 한다고 다짐해요. 

 이전에는 인터뷰를 흐지부지 끝내곤 했어요. 아무래도 한참 어른인 분들을 대하다 보니까 한발 물러서게 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먼저 나서서 확실하게 묻고 싶은 것을 묻고 마무리도 확실하게 하는 연습을 해서 점차 개선된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엔 도움을 크게 받았던 분들께만 완성된 기사를 전달드렸었는데 지금은 웬만하면 다 드려요. 또 기사가 나가기 전에 먼저 보여달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게 신문사 규정상 불가하더라고요. 그래서 규정대로 하되, 이후에 연락을 드려서 규정상 먼저 보여드릴 수 없는 점을 미리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기사 ‘체크’를 받아본 경험은 어땠나요?

 선임 기자와 일대일로 기사를 세세히 점검 받는 ‘체크’를 세 번 겪었는데 매번 밤을 새웠어요. 그중 두 번은 아침 7시가 넘어서 끝났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 기사를 봐주는 체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두 번째로 나갔던 제 사회부 기사는 군 사법 체제 관련한 내용이었는데, 그때 사고가 좀 있었어요. 편집회의에 초고를 냈을 때는 피드백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기사 마감이 임박해서는 내용을 다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나는 당일 아침 7시부터 계속 기사를 고친 상태니까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돼서, 자정에 체커한테 내용 수정 방향을 전달받았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더라고요. 그래서 체커가 거의 다 써줬었죠. 그때 체커에게 미안한 마음에 한동안 신문사를 못 갔던 기억이 있어요. 






기자 활동하면서 이런저런 일이 많은데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편인가요? 

 제 사회부 첫 기사인 재난 관리 기사에서 병원의 위치가 부정확하게 나간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그게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정정 보도를 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결국엔 잘 해결이 됐었죠. 기사에 오류가 발견됐을 당시에는 지금은 학보사라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만약 기성 언론에서 이런 비슷한 일이 생겼다면 책임이 이것보다 더 컸겠다 싶어서 부담을 크게 느꼈어요. 그 이후에는 사실 확인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책임감이 무서울 땐 편한 사람들을 만나 털어놓는 방식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해요.






인터뷰어 경청 / 포토그래퍼 달래, 민경

2024.03.15 예원  인터뷰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휴스꾸 인스타그램

-휴스꾸 페이스북 페이지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마음이 쓰이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