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李箱
수數, 많은 파도가 일었다 가라앉았다
벽난로 안으로 뛰어들던 내 지친 글들이 물기를 거두고
메마를 데로 메마른 몸을 태우며 탁, 탁 소리 내어 울 때
나직한 선들의 울렁거림이
쓴 소주 한잔 찾아 털어 넣던 방금 스쳐 간 지금이 슬프다
술 한 잔에 잊었던 얼굴이 떠오르고
술 한 잔에 가라앉던 얼굴이 있다
취하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0과 1 사이에 놓인 삼각관계 속 실수의 방황 아래
정수의 얼굴이 사라지고 유리의 얼굴이 맺혔었다
잊었던 밤이, 잊으려 그렇게 많은 수數를 수놓았던 밤이
그리워서 온몸으로 선들을 그었다
늘어져 퍼덕거릴 힘도 없어 꼬리를 파르르 떨면
빈 공간에, 나를 가두는 모서리에 눈이 돌아갔다
사랑을 네 개의 방에 나눠 조금씩 분배한다
마음이 스러지는 것을 막았던 데카르트가 모서리 끝점에서 웃는다
그렇게 나눠 지키려 했던 사랑도 결국은 하나라며
변하지 않는 것은 술잔 위로 부서지던 알코올의 파도 같은 거
머릿속에 생각만으로 존재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냐며 호탕하게 웃는다
홀려버린 나는 별을 센다
0과 1 사이에서 헤매는 많은 유리수는 다른 우주를 꿈꾸지는 않았을까?
유리수는 정수를 사랑하면서도 섶을 진 불꽃처럼 타올랐다
나의 이상李箱
똑, 떨어지는 수학 같은 인생이 아니어서 날개짓하는 문장들을 루트로 가두었나
맨얼굴에 핀 검버섯, 주름진 길 위로 더 깊은 욕망의 불을 댕긴다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는 알아볼까?
서로 어디서 본 듯하다는 느낌으로 스쳐 가는 눈길이
0에서 봤던가 갸웃하며 1로 내딛는다
나의 이상은 늘 바라는 이상理想이 되었을까
새벽하늘 하현달의 테이블 위에 술 한잔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