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스루.
마음 아프게 하지 않겠다는 여린 고백을 듣고 설레기만 한 것은. 창문 너머로 기웃대다 지나가는 바람이 서늘키만 한 것은. 거짓된 고독을 밟는 새벽 찬 바람을 기억하는 바퀴의 떨림. 횟빛 담을 의지하고 외로움을 꺾는 잎 넓은 담쟁이. 가치 없는 언어를 나누는 관계 속에서 엉덩이의 멈출 줄 모르는 화사한 슬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숨을 쉰다는 사막이 뜨겁게 품은 낙타. 차가운 눈동자 속 침묵을 혀로 말아 올린 당나귀. 풍요로운 거짓들 사이를 헤가르는 진실 찾기. 나긋하지만 울렁거리는. 낙타를 잃어버린 사막. 붉은 바람의 파도를 타는 무상한 눈길. 독을 삼켜버린 창백한 숫자들. 어쩌면. 정해진 끝자락 외줄 타기. 진심을 접는 순간 데칼코마니처럼 웃는 배신.
나는. 그날. 그곳. 그 시간에 있었던 뱀(蛇)
작은 손으로 움켜쥐던 진한 향기의 내 청춘. 지난. 지나갈. 시간이 그리는 해바라기. 꽃잎 뒷장에 새겨둔 욕망의 일그러진 낯빛. 빙벽에 가려진 어느 한 날의 일기. 늘 앉던 작은 의자가 내민 추억에 취해 비틀거려도. 언제나 듣던 노랫소리에 안겨 애처롭게 울었더래도. 관절 속 연골이 말랑거리는 것은. 내 영, 혼의 상처에 햇살을 바르면서도. 담담한 미소로 상처를 어루만지던 그때 그 시간. 뜨거운 커피에 잡힌 청춘의 속삭임. 피어나는 안개 진하게 들려주는 몽환적 촛불 소리. 깨져 버린 시간을 붙잡고 선 눈동자. 어지럽게 열린 거울 속 사랑을 그러안고 살지만, 진실 하나쯤 입술에 꼭 물고 사는. 아담과 이브의 몸을 사랑했다고 아프게 내뱉는. 해는 떨어졌는데 해는 중천에 떠 있는. 사랑의 아픔은 뜨거운 입술로 만나지만 차가운 손끝으로 이별하는 데 있다는. 그래서 더 아날로그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