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은 바람은 고독했고 외로웠고 메말랐다
바스러지게 안아도 늘 목말라했다
높이 뜬 달은 방을 훔치고
꼬리에 붙은 그림자의 수심은 짙다
메마른 입술은 한 방울의 눈물을 찾아 돌고
목구멍에 걸린 고백은 뜨거운 숨을 토한다
목덜미에 하얀 입김을 쏟아내던 젖은 머리칼
가슴은 두통을 당긴다
검은 커튼은 슬프다
쇄골에 차갑게 스치는 손길
젖가슴을 헤집어 상처를 주고
가슴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 배꼽 주위를 맴돈다
고드름 끝 은빛 진주의 날 선 반짝임
달빛에 부서진들 햇빛에 사라진들
새벽을 밟을 때마다 기도했던
붉게 물드는 저녁을 보고자 했던
허상이 허공 사이를 맴돌 때
날을 세워 훑고 도는 혓바닥이 날카롭다
무심한 쓸쓸함은 소름을 돋우고
나는 달뜬 신음을 흘린다
눈물은 아프다
땀에 흠뻑 젖은 밤이 속삭인다
사랑을 훔친 달
시간을 숨긴 그림자
달은 그림자를 속일 수 있겠냐고
눅눅하게 가라앉은 눈을 치뜨고
구름 뒤로 벗은 몸을 숨기며 식은땀을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