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by 희도

해바라기


아이 가시내야 낯바닥에 주근깨를 저라고 돌로 맹글어 콕콕 박아싸믄 안 아플끄나 지랄헌다고 말라비틀어진 이파리 쳐불제는 모냥 빠지는 줄도 모르고 보듬고 있을 것이냐 안? 만고의 세월을 세고서도 안즉도 모자른갑서야 평생을 바라만 봄시롱도 부족헌게비여 뭔 염병헌다고 그리 고개 빳빳이 들고 해만 쳐다봄서 애달 헐 것이여 환장허제 해라고 다 같은 해다냐 다 달른 모냥에 다 달른 빛인디 젤 지랄맞은거시 여름 땡빛이여 해딱 떨쳐불제는 허새비맹키로 짜잔하게 그라고 있을거시여시방 엔간치 가슴에 못 박아라 몰악시럽다 그라고 자빠져 안거 허비고 있으믄 해 떨어진당게


나를 사랑하는 들꽃은 돌이 되라 했다

나를 사랑했던 바다는 바위가 되라 했다

나를 기억하는 시詩는 산이 되라 했다


무겁던 공기는 무섭게 입술을 빼앗았다

그렇게 견디라고, 그렇게 세차게 밀어내라고

갈라져 쓰리고 아픈 소리가 까맣게 질려 쓰러져야

가뭄 끝에 단비가 온다고 일러줬다


아야 가시내야 그라고 말라가다 보타지믄 얼매나 깡깡해 질것이여 시꺼매질 거인디 그라고 자빠져 있을라냐 해가 그냥 해가 아니어야 얼매나 무서운 것인 줄 아냐 그라고 넋 빼고 자빠졌다가는 잡아멕힌당게 애만 냉기고는 끄시랭이로 남을 거인디 핑 안 인나고 보락고 자빠졌을 것이여시방 모가지가 그짝으로만 돌아가는 것을 어쩔것이냐마는 하기사 못쳐묵어야 허천병이것어 저라고 자빠져서 보타지믄 허천병이제 돌리고 싶은 맴은 또 얼매나 징헐 것이여 모질게 살아 왔음서 안즉도 모른갑서야 정 띠는 일이 얼매나 모지락시런 것을 거짓깔로라도 맴에 없는 척해야 쓸거 아녀 평생을 아들만 눈에 담은 느 애비 어짜믄 그라고 느 애비랑 똑 닮았냐 염병할 것


무지렁이로 살라 했다

초라해진 모습으로 고개 숙인 해바라기

칼 같은 바람만 일으키는 모래는 먼지로 운다


노을은 산양떼를 몰고 산은 불타고

파하는 놀을, 뻐꾸기는 구름을 물어 막는다

당신이 내게 준 피 한 방울이 따라 돌며

해바라기의 눈물이 흐른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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