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개엄마가 됐어?

삐져도 안 봐준다

by 희도

ㅡ삐졌어? 그래봤자 니들 손해지 내 손해는 아니니까 알아서 하고.


흥! 하고 돌아섰다.

마음 약해지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저것들이 사람 간을 보네. 불쌍한 눈빛으로, 살짝 놀란 듯 바라보면서도 끝내 자리를 털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지 않아야 한다. 버릇을 잡기 위해서는 엄마가 독해야 하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런가? 그럼!!!

딸아이도 그렇게 키우지 않았던가.

엄마는 좀 독하고 단단해야지. 그래야 애가 예의도 알고 단단해지지. 그럼!

...... 정말 그렇겠지? 그럴 거야. 개도 똑같을 거야.


보란 듯이 신발장 앞에 터를 잡고 자는 강아지들을 뒤통수에 두고 앞통수에 아른거리는 그림을 보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단단히 잡았다. 현관문과 중문을 열어 두고 자면서도 불안했다. 누군가 들어올 거라는 불안보다 아이들이 춥지는 않을까 감기는 걸리지 않을까, 현관문을 닫아줄까....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 잤다. 저 어린것들이 지켜줄 거라는 믿음 같은 것이 있었나? 이제 세상에 나온 지 세 달도 안된 새끼 강아지 두 마리를 믿는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아니다. 네 살배기 삐삐도 있으니 잘 잔 게다.

항상 침대 아래서 몽그리고 자던 애들이 없어 허전했던 것일 뿐이다.

허전함을 이기고 잘 잤다. 그렇더래도 이들이 주는 믿음을 허투루 볼일은 아니다.

눈뜨니 아침해가 너무 높이 떠서 무색했다. 박차고 일어나 나가보니 뭐... 마당 흙 파면서 잘 놀고 있다. 나를 보더니 반갑다고 와서 예쁜 짓을 한다. 그래 괜한 걱정이었어. 이쁘다고 몇 번 쓰다듬어 주고 들어오니 따라 들어온다. 실컷 놀고 자려고 들어오나 보다. 아직 새끼인지라 놀다 자다 놀다 자다 반복하는 것은 우리 딸아이 자랄 때와 비슷하다. 음... 다시 신발장에 자리를 잡는다.

뒤끝이 기네.


ㅡ야, 나 엄마거든?! 밥 주는 사람. 밥 안 줄 거야, AC!!!!!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