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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시이어질연 Jul 10. 2022

대한민국 음악 산업의 미래를 바라보다

 시연(時蓮)이 대학원에 간 이유 (Prequel)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기 이전까지 국내외적으로 매우 핫했던 키워드 하나를 뽑아보자면 그것은 바로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래 봐도 세계에서 꽤나 발 빠르게 트렌드에 맞춰 국가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나라에 속한다.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2017년도에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운영되는 등,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뜨뜻미지근해졌을지라도,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국가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빅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AI)은 공통된 기술일 것이며,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통신, AR & VR, 메타버스, 블록체인까지도 핵심 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미래 산업으로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2019-2021년 사이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폭발적인 투자와 성장이 있었으며, 음악 산업에서는 특히 HYBE의 대규모 상장과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점령까지 역사적인 이슈가 몰아치게 된다.


(2021년 3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새로운 포부를 밝힌 HYBE의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은 가이 혁신적이었다. 출처: HYBE LABEL 유튜브 https://youtu.be/zbuAIAoBbO0)


기존에 단순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연예기획사에 불과했던 음악 산업은 이때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음악을 기반으로 한 교육, 캐릭터, 머천다이즈, 글로벌 팬 커뮤니티, 메타버스, 비대면 공연 등 다양한 사업으로 연계하며 발을 넓혀갔으며, 이후 암호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최근에는 NFT까지 그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나 실현 가능성이다. 과연 대한민국의 음악 산업은 그 포부와 사람들의 기대를 실현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관점은 "현재로선 어렵다"이고, 필자는 그 이유를 음악산업에서의 '문화 지체(cultural lag)'에서 찾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분명 음악산업에 새롭게 도입될 기술적 혁신은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정착할 문화적, 제도적 혁신의 부재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음악 산업 종사 희망자에게는 실망스러울 소리일 수 있겠으나, 음악 산업에서의 근무환경은 매우 열악하며 대다수의 현직자들은 이미 공감하는 사안이다. 최저 시급에 근접한 연봉과 엄청난 양의 근무량, 그리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제도는 음악 산업과 함께한 오래된 수식어이다.


음악 산업은 분명 특별하다. 이곳에서 일하기 원하는 사람은 음악을 통해 삶을 구원받았거나, 문화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 혹은 소속 뮤지션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는 등 생계와 좋은 워라밸 외에 더 특수하고 다양한 이유를 갖는다. 그렇기에 이들은 음악 산업의 열악한 환경을 기꺼이 인내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 산업의 발전은 거기서 멈춘다. 결국 떠나게 되는 건 연차가 쌓일수록 현실적인 어려움과 괴리에 직면하는 주니어일뿐이며, 소수의 스타트 멤버 혹은 시니어는 모든 편익을 누리며 소위 '고인물'이 되고 만다. 그들의 문제는 굳이 여기서 서술하진 않겠다.


기술적 혁신을 도입하는 데에 있어서도, 기술적 개념을 이해하고 운용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가진 자가 필요하다. 현행 저작권법상 AI가 창작한 음악 등의 창작물은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 그렇기에 제도적인 해결방안 없이, 가만히 앉아 AI 음악 시대를 외치는 사업가들은 그저 키워드 장사꾼에 불과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데엔 실력과 열정 있는 이들이 일어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문화적 혁신과, 이들이 이끌어낼 제도적 혁신이 요구된다.


음악 산업은 분명 더 나아갈 잠재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기술적 혁신에 걸맞은 문화적, 제도적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2019년 서울대학교 제73회 졸업식에서 방시혁 HYBE 대표는 당시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 관행 등 상식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분노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물론 필자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분노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 음악 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산업을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나 역시도 그중 한 사람으로서 고민했고, 그렇게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미 글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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