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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길 Dec 03. 2024

내 마음에도 가을이 오면

촉촉이 이슬에 젖은

대나무 잎을 바라보겠습니다  

   

벌레 먹은 잎사귀가 고운 단풍으로 물들 때

그 고마움에 맑은 눈물을 보태겠습니다     


키 작은 샐비어 꽃이 송긋이 웃을 때

다가서지 못한 마음을 추슬러 보겠습니다  

   

이 빠진 허수아비가 갈바람에 못 이겨

비스듬히 서있을 때 그 노고에 감사하며 안아 주겠습니다   

  

산등성이에 하얀 억새꽃이 춤을 추며 다가올 때

진정한 마음을 내 속에 담아 덩달아 춤을 추겠습니다   

  

님 찾아 나선 구절초의 꺾어진 어깨에도

기다림에 지쳐가는 덩그러니 남아있는 까치밥에도   

  

못 다한 사랑을 받아 이어 가겠습니다.

저리도 고운 석양이 서산 뒤로 스며들 때도

    

고귀한 내일을 찾아 밤에도

숨어 일하러 가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쏟아지는 별빛 가닥이 어깨너머로 찾아들 때

별의 개수보다도 더 많이 빚져온 님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마음으로 다가서겠습니다.     


                                              [내 마음에도 고운 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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