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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흔 Nov 04. 2022

부산 여행

오랜 친구와의 여행은 행복이다.

우리는 11년째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여 스터디를 하고 있다.


우리는 2010년 서울교육청에서 주관한 미술치료사 2급 연수를 함께 수료한 팀이다. 2급 과정을 수료하고 난 후, 계속해서 1급 과정까지 공부를 같이 한 팀원 선생님들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교수님을 모시고 한 달에 한 번 모여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자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혼 후 육아로 빠지기도 하고, 이사하면서 멀어져서 그만두기도 하면서 처음 10여 명이 모이던 것이 지금은 3명이 남았고, 우린 교수님과 팀원이 스터디 카페에서 여러 종류의 수업을 하면서 모임을 계속해오고 있는 중이다.


그저께 우리는 부산에 1박 2일로 여행을 했다. 그동안 1박 2일 여행도 몇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이번 여행은 참 즐겁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 여행이었다.

아마 10년이 넘는 동안 자신을 성장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가 같아서인가 참 편한 여행이었다. 

오래된 우리는 그동안 다들 명퇴를 하고 새로운 삶에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만남들은 서로서로에게 새로운 삶의 확장 기회를 주고 있다.




부산여행은 선생님 한 분이 홈쇼핑에서 부산 LCT 상품을 먼저 계약하고, 우리에게 물어보면서 시작되었다. 

각자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만나서 시작을 하는 거였는데, 기차 안에서 물회를 먹기로 했던 아침 메뉴가 추워진 기온 때문에 확 바뀌면서, 계획을 짰던 선생님은 기차 안에서 무척 바빠졌다. 모든 계획을 수정해서 모두들 처음인 쏘카도 타보고, 보리밥을 먹고, 기장 쪽에 있는 커피집도 갔다. 원래는 영도 쪽으로 가려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새로운 계획도 너무너무 좋았다.


우리의 첫날은 기차에서 내려 쏘카를 타고, 맛있는 보리밥을 먹고, 커피집에서 빵과 커피, 바다를 즐기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화랑도 들리고 산책도 하면서 가을을 느끼다가 해운대로 왔다.

부산에 도착해서는 아침시간이라 모르겠더니 오후로 되면서 날씨가 너무 더웠다. 외국인이랑 젊은 아이들은 반팔 반바지 차림이다. 우리나라가 크긴 큰가 보다. 이렇게 온도 차이가 나는 걸 보면.....


체크인을 한 후 떡볶이, 어묵, 만두, 회, 과일, 와인, 등등... 먹을 것과 물을 사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배가 너무 불렀는데도 아직 시간이 저녁 9시 반 밖에 안되어 우린 밖에 나가기로 했다. 우린 해변가로 나가 시원한 저녁을 느끼면서 걷고, 사진 찍고, 밤바다의 아름다음을 실컸 느낀 후 해변가의 맥주집에 앉았다. 우린 시원하게 생맥주와 피시 앤 칩스를 시키고 아이들처럼 재잘거리며 맘껏 웃고 떠들면서 가을밤의 부산을 느꼈다. 

바닷가는 아름다웠고 시원했으며, 해변가는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기분이 좋았다.  달빛이 바다 위에서 아름답게 비추는 정취를 실컷 느끼면서 우린 오랜만의 밤 바닷가를 산책했다. 


다음날 우린 100층 엘리베이터를 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이 있다는 스***에도 갔다. 

광복동으로 이동해 옷 구경도 하고 사기도 한 후 역으로 와 기차 안에서 먹을 어묵을 산 후, 우린 천안으로 왔다. 교수님께서 요즘 하시는 어반 스케치 전시를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어반 스케치 전시는 처음 갔었는데, 그림을 못 그리는 내가 유일하게 해보고 싶었던 연필인물화 이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전시였다.


천안에 와서 여행 둘째 날의 첫 밥을 저녁으로 먹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하루에 밥을 한 끼만 먹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밥을 먹어야만 되는 우리의 위에 대해 생각해봤다. 한 번을 먹어야만 속이 편해질 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것과 우리는 역시 밥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라는 것에 대해~~~


역시 여행은 먹고, 마시고, 걷고 하는 것이었고 집에 오면 피곤하지만 자고 나면 즐거움으로 미소 지으며 사진을 보는 것이리라.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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