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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흔 Nov 13. 2022

살다 보니 이런 꿈도 다 꾼다

생전 처음 꾸어보는 꿈을 꿨다

나는 잠을 자면서 별로 꿈을 꾸지 않는다. 가끔 보면 남편이나 딸은 꿈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나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 사람으로서 그저 재미있는 꿈들을 꾸는구나, 하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어젯밤에 나도 꿈을 꾸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이전에도 아주 가끔은 꿈을 꾸지는 했지만, 어제의 꿈은 정말 난생처음 꾸는 꿈인 것 같았다. 뭐 그렇다고 해서 복권이라도 당첨될만한 끔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그냥 여기 브런치에 공개하기로 하겠다.

  



꿈속에 내가 아기 목욕통에 물을 가득 부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붓다가 가장 마지막 끝에서 두번째 칸까지 물을 붓고는, 그 칸에서 나와 남편이 함께 아기를 놀라지않게 발부터 물에 담그면서 조심스럽게 씻겨주었다. 아기를 목욕시키는 꿈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전에는 이런 꿈을 꾼 기억이 없었는데,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꿈이 어떤 꿈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아서 인터넷 꿈해몽을 검색했다. "목욕"이라는 검색어에 다양한 꿈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내가 꾼 상황과 똑같은 "갓난아기를 목욕시키는 꿈"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갓난아기를 목욕시키는 꿈은 자신의 일, 작품 등을 어떤 기관 또는 사업장에서 더욱 완전한 것으로 해야 할 일이 생긴다"


글쎄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일단 나와 남편이 하는 일이나 작품이라고 하면 요즘에는 글을 쓰는 일인데, 이런 작품을 어떤 기관에서 더욱 완전한 것으로 해야 할 일이 생긴다는 표현이 애매모호하기만 했다. 기관은 뭐고, 더욱 완전한 것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해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아전인수격으로 우리가 해몽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요즘 남편이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도전의식을 갖고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있는데 꿈 해몽 상의 작품이 바로 신춘 응모작을 말하는 것이고, 기관이나 사업장은 신춘을 주관하는 언론사를 뜻한다고 내 멋대로 해석하기로 했다. 그러니 신춘 응모작을 더욱 다듬어서 응모하라는 계시가 아닐까? 하는 담대한 희망을 갖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남편이 만일 공모에 당선이 되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내 꿈 덕분이므로, 상금은 당연히 내 차지가 되어야 한다는 야심찬 희망을 가져 본다. ㅎㅎㅎ 잘하면 공돈이 생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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