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 자연과 신화의 기원
지금은 꽃이 사방에 피어 있지만, 수억 년 전 지구에는 꽃이 없었습니다.
초기 식물들은 바닷속에서 살아가던 조류(藻類)였고, 그다음 육지로 진출한 건 고사리와 이끼류였어요.
그 뒤를 이어 등장한 것이 겉씨식물(裸子植物), 소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씨는 만들지만 꽃이 없는 식물이었지요. 이들은 바람에 의해 씨앗을 퍼뜨렸고, 꽃의 기능은 아직 없었습니다.
과학자들은 화석 속에서 ‘최초의 꽃’의 흔적을 찾아왔습니다.
중국에서 발견된 아르카프루투스 시넨시스(Archaefructus sinensis) 화석은 약 1억 2천만 년 전의 식물로,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외에도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수련이나 목련처럼 단순한 구조의 원시 꽃 화석이 발견되었지요.
꽃은 처음부터 화려하지 않았고, 단순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자연에 나타났습니다.
꽃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마음속 상징이 되어 왔습니다.
신화 속 꽃들은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이어주는 다리였지요.
장미: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의 눈물과 피에서 태어난 꽃. 사랑의 상징이 되었죠.
연꽃: 인도와 이집트에서 신성함의 상징으로 숭배되었고,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수선화: 나르키소스 신화에서 자아에 대한 집착과 죽음을 표현합니다.
벚꽃: 일본에서는 인생의 무상함, 덧없고 아름다운 순간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문화와 정서의 거울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는 연꽃과 파피루스를 키우던 정원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고대 페르시아의 ‘파라디사오스(paradeisos)’는 신이 머무는 이상향을 의미했고, 오늘날의 ‘파라다이스(paradise)’라는 단어도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꽃은 권력과 신성함의 상징으로서, 신에게 바치는 정원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꽃이 진화하면서 단순히 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꽃가루를 다른 꽃으로 옮겨줄 파트너, 바로 곤충이 필요했지요.
꽃은 더 향기롭고, 더 눈에 띄는 색으로 진화하며 벌과 나비, 새들을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진화(co-evolution), 꽃과 곤충이 서로를 위해 진화해 온 이야기입니다.
◆ 정리하며
꽃은 단지 자연의 장식이 아닙니다.
수억 년에 걸친 생명의 진화, 인간의 상상력, 문화와 상징의 집합체입니다.
앞으로 연재될 《꽃의 문화 인류학》 시리즈에서는
꽃을 통해 인류의 역사, 정신, 감정을 읽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