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빛 낭만과 사랑이 섞인 체코 공화국의 수도, 프라하
용기가 없으면 시작도 할 수 없다
라는 말은 소년들이 많이 듣는 말이다. 청년의 나이인데도 왜 나는 전혀 나아지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 싶다.
체코의 프라하는 함께 가는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낭만의 도시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별 타격 없는 말이쥬?
아무튼 이번 모험을 떠나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SORlV8qAuIs
갑작스럽게 휴가를 받게 되어 마음이 심란한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이번 발걸음은 동유럽으로 향했다.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그렇게 많다는 동유럽, 치안과 물가가 안정된 것이 키 포인트라고 한다.
사실 체코는 마음에도 없는 국가였는데, 오스트리아, 체코 둘 중 하나 고르라는 가족들의 추천에 차라리 체코로 가자고 생각되어 향하게 되었다. 슬라브족이 자리 잡은 옛 사회주의 국가는 어떤 느낌일까
체코는 1948~1990년도 공산주의를 유지하다 1992년 12월부터 민주주의로 전환한 양원제의 나라이다. 총리가 원탑 국가 지도자인 이 국가의 경제는 최근에도 그렇게 안정된 상태가 아니다. 유럽에서 물가가 저렴한 국가인 만큼 경제적인 문제가 극심한 곳은 없다. 다만 국가 공권력이 강해 치안이 영어 못하는 가족들끼리 여행하는 것이 괜찮다는 건 분명하다.
유채꽃 (Canola) 이 들판에 금싸라기 땅처럼 보인다. 이 넓은 평야에 일부러 심어 놓은 사람도 있고,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번식력 높은 민들레랑 헷갈리기도 한다.
체코의 통화는 코루나 체스카(Koruna česká)이다. 베를린에서 기차 타고 프라하까지 4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돈을 안 바꿔왔다. 가서 바꾸자는 마음으로 달려왔는데, 교통권은 어떻게 하지? 하고 아차 싶었다.
아니 뭔 기차가 중앙역까지 안 가고 중간에 멈추냐 홀레쇼비체 역에 내려서 숙소까지 트램을 타고 갔다.
다행히 체코에는 카드 문화가 잘 되어 있었다. 역 곳곳마다 노란색의 발권기 기계가 있다. 30분, 90분, 하루 3일 등 다양한데, 약 1400원에 30분짜리 티켓을 끊었다.
밑에 보면 티켓 넣는 곳이 있다. 티켓 방향에 따라 넣으면 기계가 먹고 뱉는다. 그렇게 시작 시간이 쓰인다. 이거 안 하면 벌금 7~8만 원 정도 물린다고 한다.
도시 건물들의 느낌과 잘 어우러진 말의 털 색깔이 보인다. 2마력의 마차체험인데, 최대 5명까지 탑승하고 800 코루나 정도로 비싸다. 어차피 받는 햇빛이니 1 인간력으로 걸어보자.
계획 세울 시간이 부족해서 막상 와보니 어디를 갔는지 잘 파악이 안 되었다. 대략적인 명칭과 위치만 조사해 놓고 사람들이 근처 다다라서는 많이 모이는 곳으로 향했다.
보이는 고딕양식의 뾰족한 성당은 로마네스트 법으로 15세기에 건축했다고 한다. 높이는 약 80m로 굉장히 높다. 일단 저기 가기 전에 다른 곳 좀 둘러봐야겠다.
구시가지 광장에 있는 초콜릿 박물관이었다. 미국의 역사를 살아온 검프의 장면에는 순수함과 더럽혀지지 않음이 보인다.
"Life wa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Stupid is as Stupid does."
참 마음에 드는 대사들이다.
좀 더 걷다가 보니 화약탑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왔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건, 괜히 옷을 덮게 입고 왔다는 거다. 진짜 더워 죽는 줄 알았다. 온몸에 땀띠 날 것 같음.
이 탑은 중세시대 프라하의 성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구시가지를 둘러싼 8개의 탑 중에 하나이다. 18세기에 프러시아의 공격으로 한번 파괴되었는데, 오늘날 다시 복구되었다.
외국인 친구가 찍어줬는데, 이렇게 두 장 찍어줬다. 그래도 찍어줘서 감사합니다.
배가 고파져서 맛집을 찾아갔다.
솔직히 맛집이라기보다는 같은 돈을 주고 더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가고 싶은 게 맞다.
느낌이 뭔가 싸하다.
1. 왜 이리 빨리 나오지?
2. 왜 이리 학세랑 비슷하지?
당연히 실망을 많이 했다. 가게 회전율을 위해 이미 조리된 요리에 오븐만 구워서 빨리 나온 느낌이다. 금방 식는다. 거기다 계속 먹으면 물린다.
학교 앞 떡꼬치 팔듯이 3~4 입만 팔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돈 아까워서 다 먹었다. 저거 원래 2인용인데, 혼자 꾸역꾸역 먹는 모습이 신기한 듯 외국인과 눈을 자주 마주쳤다. 나도 혼자 와서 이거 다 먹는 내가 신기하다.
독일권의 음식은 맛이 없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맥주만 맛있었다.
미칠 듯이 더워서 어디 앉아 있을 곳을 찾아왔다. 배불러 죽을 것 같지만 그래도 시원해서 너무 좋다.
어느 정도 쉬었으니 다시 또 까를교(Karlův most)를 이동해 보자. 이 체코 프라하를 둘러싼 블타바 강을 건너기 위해서 13~14세기에 걸쳐 건설된 다리이다.
다리 길이 약 620m 정도로 좀 긴 다리인데, 자동차처럼 무거운 화물은 못 다니고, 사람들만 지나다닌다. 가끔가다 자전거정도? 만 지나간다.
일단 까를교 건너는 것보다 동선을 아끼는 게 먼저였다. 길 근처에 존 레넌의 벽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바꿨다.
한참을 돌았었나, 길을 자꾸 못 찾고 뺑뺑이 돌다가 찾은 벽이었다.
벽에는 수많은 낙서와 메시지들이 적혀있다. 1980년 존 레넌이 피살당하고 한 작가가 그래비티를 시작한 것이라고 하는데, 물론 1960년 공산주의가 집권하는 이 체코에서 사랑에 관한 주제, 그리고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유지해 온 것도 이유라고 한다.
존 레넌이 누군지 잘 몰랐는데, 전쟁 반대 주제로 노래를 했던 비틀스의 멤버였다.
사진은 진짜 한국인에게 부탁드려야겠다.
소원을 빈다는 다른 조각상들과 달리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들의 조각상들이 눈에 보였는데 인기와 비인기 동상들의 차이가 극심한 것 같다.
유명한 다리이다 보니 다른 다리들과는 달리 확연히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이 다리를 기준으로 양 옆에 다리가 1개씩 더 있는데, 거기는 사람이 별로 없다. 물론 이 다리가 오롯이 사람만 다니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소원 동상들 때문에 찾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밸런스 감각이 수준급이 신걸
소원 비는 법이 따로 있다는데, 이제는 소원 비는 것보다 내가 소원을 직접 이룬다는 말이 더 신빙성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 조각상은 최초로 세워진 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관리가 제일 잘 되어있는 느낌이네
여기 아침 10시~ 오후 7시까지 운영하는데, 돈 내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금액도 약 70 코루나로 밤 야경을 보려고 갔는데 해가 9시에 졌다.
배가 아직도 안 꺼져서 좀 더 걸어보자
빵이지만, chimney cake이라 불리는 이 굴뚝빵은 좀 더 남동쪽에 있는 헝가리에 인기 있는 음식이다.
맛은 정말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빵만 구매하는 건데 5~6유로로 엄청 비쌌다.
여기 와서 음식들과 도시 풍경에 대한 실망이 가득했는데, 이렇게 대도시보다는 사람이 없는 마을로 향하는 게 더 체코 문화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물들이 큼직큼직하니 있어서 길을 이리저리 돌았다. 구글맵스를 보고 가는데도 길을 자꾸 못 찾는 건 이유가 뭐냐 도대체
배도 소화시킬 겸 계속 걷게 되었다. 그렇게 일몰이 되기 전에 숙소 근처 좀 높은 언덕을 보러 가고자 했다.
리에그로브 사디 (Riegrovy sady)라는 공원 전망이다.
되게 유명한 곳이라고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그렇게 높진 않아서 전망은 잘 볼 수 없었다. 사람 반 공원 반인 이곳은 100년 이상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포도원이었다고 하는데, 근처 레스토랑의 평이 높다.
자꾸 부정적인 생각만 드는 건 애초에 여행 마음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 실망해서 그런 건지 답정너 식의 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아니면 밖에 나다니기를 싫은 건가, 더좀 추웠으면 좋겠었다.
이 사람이 찍은 주제는 배경인가 나인가 일몰인가 그럼에도 저를 찍어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한국인들도 많이 왔다. 드디어 배가 꺼지는구나 저녁 먹으러 가자
내륙지역의 풍경은 이런 것인가 라기보다는 유럽의 분위기들이 다들 그렇다
아직도 후끈거리는 게 바람도 안 시원하고 그냥 더워 죽겠다
이런 후덥지근한 날에 코트를 챙겨 오다니 베를린과 아침 날씨가 똑같다고 해서 내가 방심했다. 일교차가 이렇게 큰 곳일 줄 몰랐네
신고딕 양식을 기법으로 제작한 크랜너 분수(Krannerova kašna)라고 한다.
뭔 분수가 이렇게 화려해 ㅋㅋ 19세기에 지어진 이 동상 제작자는 성 비투스 성당 제작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내 허리 키 정도 오는 카메라 삼각대로 촬영하시는 포토그래퍼분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나도 찍어달라고 그랬는데, 잘 찍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찍어주신 것에 다시 또 감사드립니다.
내가 있는 뚝 아래에는 오리샛기들이 많이 걸터앉아 있다. 쓰레기도 많아서 아침에 환경미화원 분들이 치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럽 최고로 큰 성, 프라하 성이다.
는 길을 몇 번이나 또 헤매어서 결국 17킬로 정도 걸었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9시에 숙소 파티에 참가했다.
코젤 흑맥주 좀 더 진한 갈색이라고 한다.
I 성향인 내가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무조건 말 많은 사람으로 다가가야 하는데, 부족한 사회성이 여기서 티가 난다. 혼자가 편하긴 하지만, 여행을 혼자 다니는 건 또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먼저 같이 일정하실래요?라고 물어보니 다 거절 먹었는데, 나 같아도 새벽 6시부터 20~30 km 걸어대는 살인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나를 거절할 것 같긴 하다.
물론 내 이런 불도저 같은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다가오기 힘든가 보다. 매번 여행하며 느꼈지만 혼자 오는 건 재미가 없다.
여기 숙소 사장님이 굉장히 잘생기셨었다. 친절하고 노력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생판 모르는 사람도 보일 정도니, 다른 숙소 스텝들도 파티에 참여하곤 했다. 다른 숙소는 밤에 이런 이야기 나눌 것이 없나 보다.
는 사바사 케바케이다. 정신 나간 놈들은 어느 국가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같이 간 동행인이 잘 찍어주었다.
이렇게 프라하의 첫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3줄 요약
1.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로맨스의 도시에 가보았다.
2. 그런 거 없고 생각보다 실망만 많이 한 도시였다.
3. 그래도 너무 부정적이지는 말고 좋은 것도 좀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