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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년서원 Jun 01. 2024

오래된 정원에도 햇살은 넉넉하다

당신은 지금 머물고 싶은 공간에 살고 있나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대중가요 속의 뻔한 가사의 한 줄이다

라떼는 말이야~의 대명사이기도 하겠다

지나간 가요로 현생을 진단한다는 건 어쩌면  촌철살인일 수도 있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눈총 받을 일이지만 건축학적인 개론만이 아닌 우리네 삶을 어우러는 시공간적인 개념이다

저마다의 시공간을 생각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개인의 밥벌이는 천차만별인데 저마다의 꿈은 거의 비슷한 계층에 머물고 있다

좋은 거, 좋은 거, 더 좋은 거...

모두 꽃길만 걸으라고 축원하는 시대를 산다

꽃길만 걷는 사람이 행복의 가치를 제대로 알까?

모진 걸 겪어보지 않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인생에는 사계절이 있어 겪어보지 않으면 절기의 멋과 맛을 모른다

바야흐로 나의 계절은 초가을 입구에 들어섰다

꽃이 떨어진 5월의 덩굴장미는 향기의 기억만 남겨주고 메마른 줄기로 남았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인사와 더불어 가을에게 꽃자리를 양보하며 떠나갔다

자연은 억지 부리고 트집잡지 않는다

자연만이 지켜내는 고귀한 섭리의 시간 앞에 고개 숙인다


나에게는 아주 오래된 숨겨둔 비원이 있다

산다고 바빠 들여다보지 못해서  정원여신의 손에 맡겨놓은 내 삶의 마지막 지분이다

이곳이 내가 살고 싶은 공간이기도 하다

행주치마 전사로 돌멩이 투사로 살았지만 전선은 허물어지고 노병은 쉬어라 한다

의 오래된 정원에서 한가로이 순응의 시간에 질서하나를 보태려 한다


세상밖을 돌아다니며 경험한 것들이 정원사 자격이 되어 준다

이제는 돌아와 나에게 맞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멋스러운 일 일 것이다

나의 오래된 정원에는 열두 계절(1월~12월)이 함께 할 것이고 내 삶에도 다시금 사계절이 함께 할 것이다


비록 정오의 찬란한 햇살은 지나갔지만 아직은 오후의  햇살로 여여로우니 황혼빛이 되려 찬란하다

나의 정원 신의햇살 함께하니 찬란함이 끝이 없다

따뜻하고 다정한 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서 와요

-기다렸지

-여기서

-그대를

-아주 오래...


아! 엄마의 음성이다


드라마 연인의 대사를 인용하며 끝맺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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