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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스바 Jun 29. 2022

로슈(Roche)의 TIGIT 임상실패

티라골루맙(tiragolumab) 임상3상 SKYSCRAPER-01 실패


5/11에 로슈(Roche)가 개발 중이던 TIGIT 항체 티라골루맙(tiragolumab)의 임상3상 SKYSCRAPER-01이 실패했다. 임상2상 결과가 너무 드라마틱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최근 BMS에서 LAG-3가 허가가 난 만큼 TIGIT 에셋에 대해서도 기대가 많았던지라 시장에서도 꽤나 충격이 컸다. 


https://www.roche.com/media/releases/med-cor-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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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상3상 SKYSRAPER-01은 TPS 50% 이상의 PD-L1 고발현(High tumor tissue PD-L1 expression)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TIGIT 항체인 티라골루맙(tiragolumab)과 PD-L1 항체 티쎈트릭(Tecentriq, atezolizumab)의 병용투여 임상이었다. 단독투여 대비 PFS를 개선하지 못했고, OS 데이터는 아직 성숙하지 못해 추적관찰 후 발표 예정이다. (NCT04294810,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4294810?term=SKYSCRAPER-01&draw=2&rank=1)


임상3상의 세부 데이터는 향후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인데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임상3상을 임상2상 데이터로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아래 임상2상 CITYSCAPE 데이터를 보면 몇 가지 힌트가 있는 것 같다.


출처: Roche


로슈(Roche)에서는 임상2상에서 PD-L1 고발현 환자에게서 티쎈트릭 단독투여군 ORR 24.1%(n=29) vs.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투여군 ORR 69.0%(n=29)로 ORR에 뚜렷한 개선을 보였기 때문에 고발현 환자군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mPFS 또한 단독투여군 8.2개월, 병용투여군 15.7개월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PD-L1 저발현 환자에게서는 티쎈트릭 단독투여군 ORR 17.9%(n=39),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투여군 ORR 15.8%(n=38)로 병용투여에 따른 ORR 개선 효과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TIGIT(T Cell Immunoreceptor with Ig and ITIM domains)은 면역관문으로, 암세포의 CD155가 면역세포의 TIGIT 또는 CD226과 결합하여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이에 따라 TIGIT 항체를 주입함으로써 암세포와 TIGIT의 결합을 억제하여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이다. 즉, TIGIT는 PD-L1의 발현량과 상관이 없는 기전이다. MoA가 관련이 없는데 PD-L1 발현률에 따라 임상결과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우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습게도 위 임상은 우연히 PD-L1 고발현 환자에게서는 병용투여군에서 티센트릭이 잘 들었고, PD-L1 저발현 환자에서는 티쎈트릭도, 티라골루맙도 큰 효능이 없었다로 해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티라골루맙은 PD-L1 발현과 무관하게 효능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예 효능이 없었다 정도...)


개인적으로는 "그렇다면 TIGIT 발현률을 기준으로 환자를 분류했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잠시 했었는데, TIGIT 발현률이라는 바이오마커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되면 환자군이 2X2=4개로 나누어지는 것이라 임상 환자 모집이 더 어려워지고, 결과 분석 또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병용투여 임상이기 때문에 PD-L1 발현량으로도 환자를 구분해야 하고, 단독투여 임상으로 가자고 하니 이미 수많은 PD-(L)1 항체들이 1st line으로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시장성이나 개발전략을 고려하면 병용투여 임상이 맞기는 하다. 그래서 무엇이 옳은지 더 고민이 된다.. 로슈의 임상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바이오마커를 추가하기 어려웠고, 개발전략이 티쎈트릭의 효능을 개선하는 것이었다면 ITT군에서 병용투여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어야 했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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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이라는 것은 결국 어떻게 해석하느냐 나름인 것 같고, 특히 환자군이 적을 때는 환자를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통계에 큰 차이를 불러오는 것으로 보인다. (NSCLC를 예로 들 때 표본 크기를 계산하는 방법을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국내의 경우 NSCLC 환자 수가 24,260명이니, 95% 신뢰수준 하에서 오차한계 5% 미만으로 표본을 얻으려면 최소 379명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미국은 사이즈가 더 크니 더 많은 수준의 표본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실상 위와 같은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의 경우 임상시험 환자 표본 수가 더 적은 케이스가 많고, 로슈처럼 세부적인 분석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투자 시에 좀 더 유의깊게 질문 &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기전과 관련하여서는 논문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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