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위로가 되려면
위로가 독이 될 때가 있다. 위로의 조언들을 잘 못 이해할 때 바로 독이 된다. 지금부터 우리가 잘 못 이해하고 있는 위로들에 대해 알아보자.
"긍정적으로 생각해"
얼마나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상황이 좋아지는 걸까 답답할 때가 있다. 가끔은 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긍정적인 생각에 상대적 박탈감으로 오히려 더 불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해주면, 갑자기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짓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서는 '화이팅' 을 외친다. 물론, 화이팅하는 것이 잘못 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생각의 첫 제스쳐가 갑작스런 화이팅인 이유는 무엇일까.
[긍정(肯定)]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발췌
1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옳다고 인정함. 예시) 내 의견을 듣고 친구는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2 일정한 판단에서 문제로 되어 있는 주어와 술어와의 관계를 그대로 인정하는 일. ‘S는 P이다.’라는 형태의 명제를 참이라고 승인하는 것이다.
긍정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다. 보다시피 긍정이란 단어 속 어디에도 현실과 동 떨어진 무지개빛 상상을 하고 무작정 잘 될꺼야 스스로에게 화이팅을 외치란 의미는 담겨 있지 않다.
사실 생각해보면, 긍정이란 말처럼 그 의미에 거품이 많이 낀 단어가 없는 것 같다. 의지를 불태우기 위한 불쏘시개용, 쓰담쓰담 울지 않게 스스로를 달래는 입마개용,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쿨내나게 하는 향수용으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 '저 사람 진짜 긍정적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하다보면 다 해결돼.'
다시 한번 긍정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긍정은 단순하게 말해서 '명제에 대한 인정'이다. 우리가 받은 위로의 조언인 "긍정적으로 생각해"는 사실 "나의 현재 상황은 이러하다." "나의 고민은 이러하다." 라고 정확히 정의내리고 사실 그대로 인정하라는 말인 것이다.
지금쯤 누군가는 거품을 걷어 낸 긍정이라는 말이 너무 초라해서 실망했을 것도 같다. 그러나 우리는 긍정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만 나의 본질과 더욱 가까워 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본질과 더욱 가까워질때 '나'라는 본질 이외의 것들은 그저 단순한 감정, 곧 지나갈 아픔, 발전을 위한 과정등으로 명쾌하게 정의내리고 대처 할 수 있는 것이다.
'긍정'이란 말이 '희망'이라는 몽환적인 단어보다는 '팩트(사실)'라는 현실적인 단어와 의미적으로 훨씬 가깝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팩트를 알아야 실현 가능한 희망도 꿈 꿀 수 있는 법이다.
자, 이제 이런 의미를 담아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라고 말해 보자. 막연하게 화이팅을 외칠 때보다 더 빨리 고민과 멀어 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