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 산문집
빙벽을 부수면 얼마나 많은 물이 흐를까
입에 얼음을 문다.
설경이 씹힌다.
얼음 구멍 뚫린 자리를
한 사람의 이야기를 반으로 가르고
무언가 넣고 봉합하면
그 자리가 멀쩡할까
아니
멀쩡해질까
눈발이 겨울을 녹지 않게 하는 곳
아래에
바다
파도의 흰 속을 헤집으면
쪼개진 뭔가 잡힐 것 같다
끝에 멍울이 늘어서 있다
깊구나
연안의 색으로 손목 부근까지
물든다
쓸수록
내게서 분절되는 언어들
수심 속에 숨기고 싶어
아는 곳에서 모르는 곳까지
맴돌다가 다시
내 발치에 돌아올 수 있게 해 줘
한 번뿐인 마음을 다 잃어버릴 뻔했다
가물지 않는 곳에 고요히 거처를 두었다
깊게,
너르게,
울면서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