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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Apr 14. 2024

행복은 늘 나와 가까운 곳에

봄날의 단상

회사 창립기념일.

나는 회사 동료들과 어디론가 놀러 가는 줄 알고 있었다.


우리 내일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요?


내 질문에 동료들은

"내일 아니고요, 우리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잖아요."라고 말한다.


엇!

이렇게 시간을 착각한 적이 없었는데...

내가 나이가 들은 탓도 있고 최근 업무가 정신없었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는 네이버 인플루언서니까, 여행 협찬을 잔뜩 받아 놓는 건데!

이 시간이 너무 아쉽다.

급히 나 혼자만의 여행 계획을 짰다.

그럼 바다를 보러 가보자!

내일 아침 일찍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서...

강릉 가는 버스를 타고...

강릉 이곳저곳을 뚜벅이로 돌아다니고 바다도 보다가...

늦은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지!


하루짜리 강릉 여행을 계획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 왕복 6시간 정도를 버스에서 있어야 하는데, 이때는 열심히 자면서 수면을 보충하리라 다짐한다.




다음날 아침. 휴가 당일.

5시부터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나는 계속해서 알람을 끈다.

10분마다 내가 정지를 누를 때까지 알람은 반복해서 울린다.

내 휴대폰은 5시간 동안 10분마다 알람을 울려대며 일어나라고 종용했지만 나는 내 의지에 의해 겨우 10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나는 쉬는 날이면 대부분 10시에 일어난다.

내 생체리듬은 아침 10시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음...

강릉은 포기하자.

11시에 있을 필라테스 운동 예약을 한다.

힘겨운 운동을 마쳤다.


커피 한잔 할까~

근처 메가커피로 갔다.

야외 테이블이 있길래 야외테이블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버터빵을 먹었다.


아이스크림도 먹어볼까~

건너편 배스킨라빈스에 들러 파인트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원 벤치 앞에 날리는 벚꽃 잎이 예뻐 보였다.

공원 벤치에 앉아 파인트 아이스크림을 퍼먹기 시작했다.

이 여유.

집 앞 공원에서 느끼는 여유.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좋은 건가.


갑자기 내 눈앞에서 벚꽃잎 꽃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와~

감탄하며 슬로모션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한창 사진을 찍고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보니 아이스크림 위에 벚꽃잎이 쌓여있다.

대부분 걷어냈지만, 몇 개는 내 입속으로 들어갔다.


벚꽃 은 아이스크림 통을 비우며 생각했다.

떠나자 어디로든.

벚꽃비를 맞으러.





지금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벚꽃명소인 호수공원을 찾았다.  

평일이라 사람은 많이 없었고, 바닥은 벚꽃 잎이 떨어져 핑크빛이었다.

천천히 벚꽃비를 맞으며 걸었다.

벤치 하나가 비어있길래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이내 벤치에 누웠다.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 위로 날리는 벚꽃 잎을 바라봤다.

갑자기 너무너무 행복했다.




행복이 갑자기 찾아왔다.  

내 눈앞에 보이는 너무나도 맑은 하늘과 하늘에서 내리는 벚꽃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벌레도 없는 딱 좋은 날씨.

그리고 무얼 해야 한다는 압박 없는 시간적 여유.

이 세 가지로 인해 나는 '행복'을 느꼈다.


정말 그랬다.

행복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행복은 늘 내 가까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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