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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by 조영환

길 위에서 만난 낯선 풍경과 설레는 거리, 나라의 고즈넉한 사찰, 교토의 눈 내린 골목, 오사카성의 푸른 야경까지—그 모든 순간은 하나의 계절 속에 겹겹이 쌓여, 저만의 작은 우주가 되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한 끼 식사, 골목 안 작은 카페의 온기, 그리고 부드럽게 스며들던 설국의 바람 속에서 제 마음에도 조용한 변화가 깃들었지요.


돌아보면 여행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일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마주한 ‘순간’을 오래도록 품는 일이었습니다. 설국의 고요함 속에서 느낀 따뜻한 숨결, 오래된 도시의 돌길에 스며든 시간의 무게, 오사카성의 웅장한 기운 앞에서 마주한 내 안의 작음까지—그 모든 것이 여행의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젠가 자신만의 설국을 걷게 되기를 바랍니다. 눈부시게 환한 길이 아니더라도, 때로는 발걸음이 무겁고 고단한 길일지라도,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 아래에서 마음을 덮어주는 따뜻한 햇살을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여정은 여기서 잠시 멈추지만, 길은 언제나 계속 이어집니다. 또 다른 계절, 또 다른 도시에서, 당신과 다시 이 길 위에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곧 더 따뜻한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thebc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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