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6일
오늘 학원에서 식빵을 배웠다.
식빵은 가장 단순한 빵처럼 보이지만, 그 단순함이야말로 식빵을 특별하게 만든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그리고 아주 조금의 설탕. 여기에 버터를 넣을 수도 있고, 우유를 섞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조합은 변하지 않는다. 이 몇 가지 재료가 만나 시간이 지나면 부드럽고 탄력 있는 반죽이 되고, 다시 시간이 지나면 고소한 향이 나는 빵이 된다.
빵을 굽는다는 건 기다림의 연속이다. 반죽을 치대고,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키고, 다시 가스를 빼고 틀에 넣어 두 번째 발효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븐 안에서 색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 서두르면 망친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야 만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만들어진다. 발효가 덜 된 반죽을 구우면 빵이 아니라 딱딱한 덩어리가 된다.
식빵을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빵이 구워지는 냄새를 맡는다. 밀가루와 이스트, 발효된 공기가 만들어내는 그 묘한 향기. 그것은 단순히 ‘맛있는 냄새’가 아니라, 어떤 완성을 앞둔 냄새다. 익숙한 것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
식빵이 완성되면 바로 썰어서는 안 된다. 오븐에서 꺼내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갓 구운 빵을 써는 건 반죽 속에 남아 있는 열과 수분이 제대로 정리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손을 대면, 부드러워야 할 속살이 눌려버린다. 그래서 보통 식빵을 꺼내 놓고, 다른 일을 하면서 기다린다. 시간을 들인 만큼, 마지막까지 제대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식빵을 한 조각 썰어 올려두고, 버터를 바른다. 따뜻한 빵 위에서 버터가 녹아들어 가는 순간은 짧지만, 가장 확실한 만족을 준다. 이 단순한 조각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기다림을 생각하면, 단순한 것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식빵은 그런 음식이다. 단순해서 오히려 깊은.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먹지만, 만들어 보면 그 안에 시간이 있고, 과정이 있고, 기다림이 있다. 그리고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그 모든 과정이 고소한 맛으로 마무리된다.
나는 앞으로도 식빵을 구울 것이다.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빵을 굽는다는 행위 자체를 계속 이해하게 될 것이다. 식빵을 굽는 일은, 언제나 그 자체로 충분하니까.
그렇게 나는 누나에게 식빵 같은 동생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