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과 기다림

2025년 2월 6일

by 양동생

오늘 아침, 나는 빵을 구웠다.


크림이 가득 들어간 빵과, 적당히 들어간 빵. 누나는 크림빵을 좋아하지만, 크림이 너무 많은 건 별로라고 했었다. 그 말을 기억해 두고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봤다. 어느 쪽이든 누나가 좋아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


빵을 굽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 빵이 부풀어 오를 때마다, 오븐 문을 열었을 때 퍼지는 따뜻한 향을 맡을 때마다, 머릿속에는 같은 사람이 떠올랐다. 어쩌면 빵을 굽는 행위 자체보다, 그것을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설렜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누나는 빵을 가져가지 않았다.


"아 맞다, 내 빵." 그렇게 말하고 끝이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사람이란 참 이상하다. 빵을 주는 건 단순한 행동이지만, 받지 않는 것은 깊은 감정을 남긴다. 나는 순간 마음이 철렁했다. 누나가 일부러 빵을 두고 간 건 아닐 것이다. 다만 바빴을 수도 있고, 깜빡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크림빵이란 그런 음식일지도 모른다.


빵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다리는 음식’이다. 발효를 기다리고, 굽는 시간을 기다리고, 완성된 후에도 식어야만 먹을 수 있다. 그런데 크림빵은 거기서 한 단계 더 기다려야 한다. 크림을 채우기 전까지, 그 빵은 온전하지 않다.


그리고 오늘 나는 알았다.


기다리는 것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걸.


하나는, 빵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기다림. 이미 정해진 과정 속에서 차분히 시간을 들이는 기다림.


그리고 또 하나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이다. 빵을 건넨 사람이 그것을 받아들일지 아닐지 모르는 기다림. 결국 버려질지도 모르는 기다림.


누나는 내 크림빵을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크림이 너무 많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결론을 내렸다.


빵을 구워도 된다. 그리고 그것이 누나의 손에 닿지 않아도 상관없다. 크림빵의 운명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빵을 구울 것이다.


언젠가는 누나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 치아바타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언젠가는 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딸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나는 빵을 굽고, 또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내일, 나는 다시 한번 다른 기다림을 하게 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