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9일
사람을 볼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보게 될까. 얼굴, 옷차림, 말투. 하지만 때때로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이 있다. 늠름함.
늠름한 사람을 보면, 순간적으로 시선이 머문다. 거기에 이유를 붙이기 어려울 때가 많다.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다. 늠름함이란 근육처럼 단련된 몸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처럼 타고난 울림에서만 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태도에서 온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이를 ‘아비투스(Habitus)’ 라고 했다. 개인이 타고난 것과 후천적으로 익힌 것이 뒤섞여 형성되는 무의식적 습관. 즉, 우리가 ‘본능적으로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결국 그 늠름함을 오랜 시간 쌓아온 사람들이다.
나는 덕질을 하면서 그걸 깨달았다.
덕질을 하면 사람을 유심히 보게 된다. 작은 습관 하나, 말투의 변화, 표정의 미묘한 떨림까지. 관심이 깊어질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결국 보이지 않던 것까지 보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는다.
"아, 이 누나는 늠름하다."
그건 자신감과는 다르다. 자신감은 쉽게 과잉될 수 있다. 하지만 늠름함은 안정적이다. 허세가 아니라,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거기서 흔들리지 않는 태도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닮고 싶은 것은, 단순히 ‘멋있음’이 아니라, 늠름함 이라는 것을.
늠름한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관계에서도, 감정에서도. 덕질을 하다 보면 조급해질 때가 많다. 누군가를 더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초조해지고, 그 초조함은 오히려 관계를 흐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