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5일
오늘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깨달았다.
나는 늘 내 소망과 목적을 좇느라 바빴구나.
덕질한다는 이유로 누나에게 다가가면서도, 정작 누나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나는 누나를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알고 있었을까?
어쩌면 나는 알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했고, 누나는 자신이 바라보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니까, 나는 항상 닿지 않는 거리에서 손을 뻗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누나는 단 한 번도 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무시할 수도 있었고, 침묵할 수도 있었을 텐데, 누나는 늘 제법 성실하게 나를 응시해줬다.
그렇다고 나를 특별히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거나 꾸짖고 밀어내지도 않았다.
그건 누나만의 방식으로 이 덕질에 미쳐있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나는 절대 혼자서 닿지 않는 거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쩌면, 누나는 늘 그 자리에서 나를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좋아하는 마음이란 직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쩌면 좋아하는 마음이란, 상대의 초점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내 자리를 찾아가는 일이 아닐까.
어떤 관계는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가까워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을 억지로 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그가 바라보는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그 안에서 나의 위치를 정하는 것.
그게 진짜 좋아하는 마음 아닐까.
그렇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솔직하게 누나에게 말할 것이다.
왜 결론이 이렇게 나냐고 따지면 할 말은 없다. 나는 역사를 쓰길 바라니까.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 틈 속에 내가 설 자리를 찾아갈 거다.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