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아름다움

2025년 2월 14일

by 양동생

사회부에서 일할 때, 하루 정도 누나와 함께 카페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커피빈이었다.


그날의 누나를 잊지 못한다.


솔직히 예뻐서.


업무적으로 입고 다니는 단정한 차림이 아니라, 서울에 놀러 가기 위해 입은 차림이었다. 그날의 누나는 덕질이고 뭐고, 그냥 예쁜 사람이었다.


존경하고 멋있다고만 생각했던 사람이 예쁘기까지 하면, 기분이 나쁠 리 없다.


그렇다고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하지만 호기심이 생긴다. 누나도 본인이 제법 예쁘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오늘은 제법 괜찮은데"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이번에도 금요일에 카페를 가자고 졸라봤다.


하지만 누나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한 가지 확신했다. 누나에게 금요일은 제법 특별한 요일인가 보다.


누나는 평소처럼 단호하게 거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누나에게 금요일이란, 피곤한 주중과 자유로운 주말 사이, 애매하게 걸쳐 있는 하루다. 주말은 누구와 함께할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날이므로, 금요일의 시간을 내준다는 것은 일종의 사적인 허용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아직, 누나의 금요일을 허락받지 못했다.


카페를 간다고 했다. 하지만 내 동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아마 누나는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사적인 미는 아무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누나는 멋있는 사람이다. 일할 때도, 대화할 때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에서도. 하지만 그 멋짐 뒤에는 사적인 순간들이 있다. 무심하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 서울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시간.


이 모든 순간은, 누나에게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순간을 잠시 보고 싶다.


어쩌면 덕질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멋짐뿐만 아니라, 그가 허락한 사적인 모습들까지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는 마음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누나에게 그런 동생으로 선택받고 싶다.


그게 나름의 목표가 되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8화초콜릿, 크록스, 납치, 선물 같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