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좋아하는 마음만은 절대 지지 않을 거야

2025년 3월 24일

by 양동생

오늘 누나가 술을 마시러 간다고 했다. 별일 아닐 거라고 넘기려 했지만,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고 말았다. 그런데 그 술자리가 다른 회사에 있는 동기들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중 누나를 ‘누나’라고 부르며 따른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 사람은 나보다 누나를 더 아끼고, 더 예뻐하는 동생이겠구나. 어른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에서는 질투 비슷한 감정이 꿈틀거렸다.


나는 왜 이렇게 유치할까. 누나가 좋은 동생 몇 명쯤 더 생기는 게 뭐가 문제라고. 누나는 나만의 사람이 아닌데. 누나는 나만의 누나가 될 수 없는데. 알면서도 마음은 시무룩하게 쪼그라들었다. 누나를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가득했던 나는, 그 마음 하나로 온 세상을 버틸 수 있을 것처럼 믿었는데, 누나가 다른 사람과 웃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누나’가 되어주는 순간 나는 내 작은 세계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래도 진짜 누나를 좋아한다면, 나는 이렇게 유치한 감정에 매달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누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나가 누구와 함께 있어도 행복해 보인다면 그걸 축복해야 한다. 누나가 웃고 있는 한, 내가 함께 있지 않아도 그 웃음에 슬쩍 묻어가야 한다. 내가 누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 옆에 있어줄 것을 바라기 전에 누나가 어디에 있든 누나답게 빛나길 바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동생이 되고 싶은 걸까. 다른 회사 동기보다 잘난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 아마 비교하면 질투밖에 남지 않을 거다. 하지만 나는 다짐했다. 누나를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고. 세상이 몇 번 바뀌어도, 누나를 좋아했던 이 마음만큼은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그러니까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누나가 행복하길 바라고, 누나가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누나가 가끔 아주 작은 틈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동생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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