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7일
오늘은 누나가 상을 받는 시상식에 따라가는 날이었다. 굳이 내가 갈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따라가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누나에게 꽃을 전해주고 싶었고, 그런 특별한 순간을 곁에서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회사 일정에 무리를 하면서까지 시간을 냈다. 아마 누나는 그런 내 마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며칠 전부터 준비해 둔 과일 젤리도 있었다. 누나를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만들고 포장한 젤리였다. 냉장고 한쪽 구석에 조심스럽게 넣어두고, 가끔 열어보며 괜히 한 번씩 웃었다. 과연 누나가 기뻐할까, 아니면 부담스러워할까. 그런 사소한 고민도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누나에게 뭔가를 주고 싶다는 내 마음뿐이었다. 그런 마음이 오늘 내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었다.
가는 길에는 누나와 같이 상을 받는 다른 부서 사람들과 함께 차를 탔다. 좁은 공간 안에서 누나는 내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먼 곳을 바라보았다. 나는 굳이 말을 걸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한 공기가 싫지 않았다. 봄 햇살이 차창을 타고 부드럽게 퍼졌고, 그런 따스한 빛 속에 누나가 앉아 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누나는 여전히 예뻤다. 무심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입술을 다문 표정이든, 머리카락을 넘기는 작은 동작 하나에도, 나는 매번 새롭게 누나를 예쁘다고 생각했다. 말로 꺼내진 않았지만, 그 생각은 조용히, 하지만 아주 단단히 마음속에 내려앉았다.
시상식 내내 내 눈은 누나만을 좇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박수가 터질 때도, 나는 누나가 무대 위에 서 있는 순간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누나가 어색한 웃음을 지을 때마다, 괜히 내 가슴이 간질거렸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물론 핑계였다.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누나를 더 오래, 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아마 누나는 내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괜찮았다. 누나가 모르는 채로 웃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좋았다.
점심을 먹을 때도 우리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누나는 테이블 건너편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그런 누나를 조용히 바라보면서 밥을 먹었다. 특별히 입에 감기는 맛은 아니었지만, 밥맛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마음 한편이 조금 헛헛했다. 점심이 끝나고 누나를 내려다 준 뒤, 나는 혼자 시간을 보냈다. 어디를 갔는지, 누가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냥 그 시간도 누나가 행복하기를 바랐다. 나는 근처를 걸으며 커피를 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누나와 함께 있지 않은 시간에도 나는 여전히 누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따가 다시 누나를 만날 생각을 하면서, 가슴 한편이 조용히 두근거렸다.
퇴근 무렵, 누나에게 만나자고 했다. 우리는 회사 근처 공용주차장에서 만났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고, 나는 준비해 둔 과일 젤리를 꺼내 건넸다. 누나는 짧게 "고마워"라고 말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누나가 내 젤리를 맛있게 받아준 것 같아, 속으로 조용히 안도했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충분히 값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는 줄곧 통화하며 떠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받고, 사소한 일로 웃고, 그렇게 서로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늦은 밤까지 끊이지 않은 통화 속에서, 나는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이상한 확신을 느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내네 핸들 위에 손을 올린 채 웃고 있을 누나를 생각했다. 조수석에 있던 꽃다발이나, 젤리가 차 안 어딘가 굴러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괜히 웃음이 났다. 내일은 누나와 함께 나들이를 가는 날이다. 어렵게 시간을 내준 누나를 위해, 나는 며칠 동안 가고 싶은 곳을 고민했다. 날씨가 좋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조용히 안도했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길을 걷고 싶었다. 누나가 좋아할 만한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면, 평범한 골목길조차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나는 믿는다. 그러니까 내일, 우리가 함께 걷게 될 그 길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겠지만, 분명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