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5일
오늘 누나와 통화를 했다. 새벽 2시쯤, 누나가 잠이 깨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전화를 걸었다. 우리는 그때부터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계속 통화를 했다.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기억 속에서 흘러가는 말들은 단지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일 뿐이었다. 내가 그런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런 이야기들이 누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마치 무언가가 변할 것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나는 말을 했다. 왜 그랬을까? 그저, 어쩔 수 없는 반복일 뿐일까?
그래도 누나와 통화할 때면 늘 좋다. 그 순간만큼은 내 마음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공허한 공간이 채워지는 기분. 잠시지만, 내가 누나의 시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느낌. 그런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에게 남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1시간, 2시간, 3시간씩 통화를 한다. 그 시간이 끝날 때쯤이면 나름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는 누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 작은 자부심을 준다. 그런데도 마음속에서 무엇인가가 비어 있다. 그 공허함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닌다. 통화는 늘 그런 식이었다. 나를 공허하게 만들고, 또 잠시나마 그 공허함을 채워주는 일시적인 치료에 불과하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일요일에 벚꽃을 함께 보러 가기 위해 은밀하게 시간을 달라고 누나에게 말했다. 꽤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일이다. 하지만 목요일에 이미 만났기 때문에 이번 주엔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번엔, 꼭 벚꽃을 함께 보고 싶었다. 그저 함께 나란히 걸으며 벚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특별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 순간이 너무 간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또 그 작은 바람은 스쳐 지나갈 것이다. 누나는 내 마음속에서 자꾸만 멀어져 가고, 나는 그저 공허한 공간 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