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술자리와 베이글

2025년 4월 6일

by 양동생

오늘은 금요일에 샀던 런던베이글을 누나에게 주기로 한 날이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베이글을 잘 보존하려고 애썼다. 그 베이글을 누나에게 건네는 순간, 그저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조금은 채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나는 상사의 술자리에 불려 가게 되었다. 결국, 베이글은 내 손에 그대로 남았다. 아무리 잘 보존하려 해도, 누나에게 건네줄 수 없는 순간은 어느새 다가온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나는 그 아쉬움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른다.


사실 중요한 것은 베이글을 건네주냐 마냐가 아니다. 애초에 내가 그 베이글을 사 온 이유는 누나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던 그 작은 행위가, 그저 내가 누군가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그 베이글을 건네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허전하다. 마치 그것이 내게 주어져야 할 보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게 내가 누나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뭔가를 주고, 그에 대한 반응을 받는 것. 그런 작은 상호작용이 내 마음에 닫힌 문을 열어주는 것 같아서, 나는 그런 순간을 기다리곤 한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베이글을 주지 못한 그 아쉬움만큼,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내가 누나에게 베이글을 주지 못했다 해서, 그것이 내 마음의 가치나 누나와의 관계를 정의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건네주지 못한 사실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내가 누나를 생각하며 베이글을 샀다는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주었을 때, 그것이 어떻게 전달될지는 누나의 몫이다. 내 마음의 불은 내가 꺼야 한다. 누나가 상사가 기분이 안 좋다고 불려 갔을 때, 그건 내가 아닌 누나의 일이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내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


누나는 항상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 때로는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그것을 감추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려 한다. 술자리에서 그녀가 도움이 될 망정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누나의 삶에 나는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까? 그저 작은 베이글 하나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그 이상의 것은 하지 못하는 내가 조금은 서운할 뿐이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알게 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누나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 작은 행위들이, 결국 내 마음의 불을 꺼가는 과정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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