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일
새해가 시작될 때면 우리는 늘 비슷한 인사를 주고받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그런 말들은 진심이지만, 너무 익숙해서 때때로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새해가 되면 누나에게, 진짜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올해는, 누나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누나는 늘 바쁘고, 늘 누군가를 위해 애쓰고, 때때로 너무 많은 것들을 감당한다. 그런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누나를 존경하는 마음과 누나가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내가 누나의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고민하면서도, 누나가 내게 해준 모든 것들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사람마다 새해 소망이 다르겠지만, 나는 누나가 올해 더 좋은 일들을 많이 마주했으면 한다. 좋은 사람들, 좋은 순간들, 좋은 기회들. 그리고 무엇보다, 누나가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나는 언제나 남을 먼저 배려하고, 이해하고, 품어주는 사람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비슷한 만큼의 관대함을 베푸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본 누나는,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올해는 누나도 누나 자신을 조금 더 보듬었으면 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한 해 동안 힘든 순간들이 찾아온다면, 누나가 그걸 혼자 짊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였으면 좋겠고, 어쩌면 그 중에 나도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새해는 결국 한 해의 시작일 뿐이지만, 우리는 이 시작이 더 좋은 날들을 데려오기를 바란다. 그러니 새해에는, 누나가 조금 더 편안했으면, 조금 더 웃을 일이 많았으면,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행복이 누나를 찾아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새해에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이다.
[누나에게 보낸 새해 인사]
언제나 거짓보다는 솔직함을 추구하시기에 저도 늘 솔직해지려 합니다.
누구한테든 뻔하게 다 하는 연말, 새해인사지만 그래도 제가 명색이 민주 누나 열성팬이자 덕질러인데 그저 그런 인사는 망설여지고. 근데 또 뭔가를 특별하게 하자니 오답일테고 그래서 그냥 언제나처럼 오글 카톡 편지 인사 드립니다.(이미 이것만으로 심하게 힘드실 것이기 때문에..)
우선 올해 저한테 일어난 일 중 가장 귀중한 일은 역시 이 회에 와서 누나를 뵙게 된 거겠지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던 저의 2024년에 최대 행운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감사해요. 어느 날 갑자기 시커멓고 우둔한 놈이 팬이라고 추종하면서 따라다니는데 저라도 기분 나빴을 것 같거든요.
저때매 매번 ‘불편’하시고 ‘부담’스러우시고,,, 난처하셨을텐데 그래도 ‘후배’라고 가르쳐주시고 동생이라고 떼쓰면 맞장구 쳐주시는게 정말로 얼마나 감사한 줄 몰라요.
누나가 정말 따뜻하고 상냥하신 분이라는 방증이겠죠. 또, ‘이해심이 많고 그릇이 무척 크진 선배’라는 증거일거구요.
제가 무언가를 계속 드리는 것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이것저것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결국은 저 좋자고 하는 거죠 ㅋㅋ. 이기적인 제가 항상 너그러운 선배이시자 누나의 덕을 보고있습니다. (실제로 진지하게 이 대목에서도 정말 적지않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누구보다 존경한다는 건 이미 100번 정도 말씀드린 것 같고,,, 누나는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 제 눈에 누나는 팬이 안될 수 없을 만큼 멋지신 분이니. 제가 이렇게 팬이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라고 명분을 보태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사람마다 ‘멋짐’이 다가오는 순간이 다르겠죠. 그 기준도 다를 것이구요. 누나의 모든 불행의 시작이자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겐 그 ‘멋짐’의 기준이 누나이신겁니다.
그러니 누나가 자주 하시는 말을 빌리자면 어느 정도는 ‘제가 팬이되고 만건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일 것 같아요. 인간 자체가 그냥 멋져서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농담처럼 2년 안에 친동생 노린다고 말씀드리고 있지만, 농담이 아니라 저는 진짜로 좋은 누나가 인정한 동생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기 위해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해보고 있구요.
물론 제가 되고싶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건 저도 알아요. ISTJ들에겐 간택 당해야 하잖아요. 근데 어떤 조건이 있어야 간택을 당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어서 헤매고 있어요. 제가 눈치도 잘 없고 서툴고 멍청한 부분이 많아서 죄송해요.(진심입니다)
하고 싶은 말들은 산처럼 있지만 이미 이 정도 편지 분량도 아마 다 읽지 않으실테고 힘드실테니 요약본을 준비할게요.
고작 누나를 올해 1년 봤을 뿐이지만 제게는 누구보다 멋지셨고 누구보다 상냥하신 분이었어요. 누구보다 많은 울림을 주셨고 누구보다 많은 것들을 제게 가르쳐주셨어요. 그러니까 이 정도 감사 인사는 용서해주셨으면 해요.
올 한해도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이상한 놈이 팬이라고 붙고 부서 이동까지 다 겪으셨네요..
저는 2025년에도 충실한 팬이자 동생이 되고자 할 건데요. 언젠가 저에 대해 신뢰가 생기시고 제가 그 간택의 조건에 부합된다면 바운더리에 넣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목요일날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