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간 6개월
시합장에 도착했을 때 보이는 라이벌
움직임 하나에 알 수 있는 노력의 시간
짐을 내려놓고
손때 묻은 장비를 풀어본다
흉터 많은 공을 천천히 돌려 만지며
감각이 제일 좋았던 날을 떠올린다
공에 내 손바닥 모양이
마킹된 것처럼
매일 잡던 위치와 방향으로 잡아본다
시합 전 워밍업
빨리 적응해야 하는 골대와 경기장
동료들과 한 번씩 패스를 하며
도원결의를 하듯 우승을 다짐해본다
빨리 뛰어야 해
똑바로 패스해야 해
정확히 슛 쏴야 해
어느 때보다 컨디션 좋았던 원주에서의 그날,
“그거 들었어?”
“뭐?”
“심판이 상대편 출신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