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하게 질투에 휩싸여 두 번째 비행을 시도하곤 다치게 된 참새
참새가 수탉에게 똥을 묻힌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를 하는 동안
어느새 오리는 넘어져서 목에 묻었던 흙을 말끔히 씻은 채,
농부들의 손에 사랑스럽게 안겨 있었다.
여전히 볼록한 양 볼이 씰룩거리며 참새를 조롱하는 듯해 보였다.
“아니! 오리교장님~ 저보다 더 아기 같은 표정을 짓고,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왜? 내가 몹쓸 짓이라도 저지르련?”
인간들의 귀에는 단지 꽥꽥거리는 소음으로 들릴만한 오리의 목소리가 퍼지는데,
싫어하기는커녕 농부 한 명은 그런 오리가 귀엽다는 듯 미소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아니! 그 고약한 성격은 어떻게 여기까지 돌아와서도 변하지 않으신대요? 내려오세요, 얼른!”
양계장 속 노오란 병아리들 틈에서 편안하게 애교를 부리며
모이 찾기 수업에 다시 참여할 상상을 하느라고 한껏 설렘으로 가득하던 참새였다.
그런 자신보다 먼저 보호와 예쁨을 받는 듯한 오리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메롱~ 내가 왜 내려가니? 여기서 뛰어내리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진 걸”
오리는 더욱 폭~ 농부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참새의 약을 바짝 올렸다.
“에이, 씨~~~”
질투에 눈이 어두워진 참새가 성을 내며 오리의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
앞뒤 분간할 여유 따위는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아니~ 이게 뭐야? 이 샛노란 녀석이 병아린 줄 알았더니만!”
“어이쿠...”
-꽈당-
그제서야 참새는 농부의 당황한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엄청난 실수를 알아챘다.
“어머나, 이를 어째? 나? 난... 병아리... 맞는데여...”
화다닥 날개를 급히 접고, 땅 위에 다시 발을 붙이기까지
참새는 그만 자신의 몸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내던져지듯 부딪치고 만 것이다.
농부들이 의혹으로 쳐다보는 눈을 피하려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적잖이 아픔이 느껴졌다.
“이런... 으으으... ”
혹시, 날개뼈가 부러진 것은 아닌지도 신경 쓰였다.
“이게 다 오리 교장님 때문에...!!!”
이제 편협한 마음씨마저 불쑥거리고 나온다.
인내심 많고 모험을 즐기던 참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진 것 같았다.
“어휴~ 다쳤나 본데? 이 작은 녀석도 어쨌거나 우리가 끝까지 데려다줘야겠지?”
“그럼~ 갑자기 날아드는 바람에 새인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특이한 녀석일세~!”
“혹시... 잡종 아닌가?”
오랜만에 듣는 잡종 얘기였다.
맨 처음 아기참새로 둥지에서 떨어졌을 때,
숲 속에 벌목을 하러 왔던 아저씨들의 대회에서 얼핏 들었던 그 낱말~
‘잡종’이라는 소리의 어감이 낯설고 불쾌했다.
‘허~! 날 지금 의심하고들 있는 건가? 휴~ 어쨌건 새는 아니라고 보인다니 다행스럽구만.’
참새의 마음 속은 이랬다저랬다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고 있었다.
-힘찬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