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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가을 Nov 29. 2022

장화

우리 사이 조금만 가벼우면 좋겠어

망설이다 밖으로 나왔다.


조심조심 살금살금 걷지 않아도 된다.

네 안에서 무거워진 내 두 발은

툭툭 턱턱 힘있게 발을 내딛는다.


상황이야 어떻든

내 두 발은 네 안에서 소심함을 감춰본다.


한 발 두 발 내딛는 걸음이

마치 이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다는 듯한 착각을 만든다.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빗줄기 속에서

땅 위에 있는지 개울에 빠진 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가는 상황 속에서

내 두 발은 네 안에서 몽상에 잠겨본다.


헤어질 때 쉽게 놓아주면 좋겠건만

넌 그렇지 않음에도

난 매미가 울 무렵이면

숨 쉬는 공기가 무거워지면

어김없이

나는

내 두 발은 너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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