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조금만 가벼우면 좋겠어
망설이다 밖으로 나왔다.
조심조심 살금살금 걷지 않아도 된다.
네 안에서 무거워진 내 두 발은
툭툭 턱턱 힘있게 발을 내딛는다.
상황이야 어떻든
내 두 발은 네 안에서 소심함을 감춰본다.
한 발 두 발 내딛는 걸음이
마치 이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다는 듯한 착각을 만든다.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빗줄기 속에서
땅 위에 있는지 개울에 빠진 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가는 상황 속에서
내 두 발은 네 안에서 몽상에 잠겨본다.
헤어질 때 쉽게 놓아주면 좋겠건만
넌 그렇지 않음에도
난 매미가 울 무렵이면
숨 쉬는 공기가 무거워지면
어김없이
나는
내 두 발은 너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