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너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은
길고도 길다.
집에 다 와가지만 골목길을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빙 돌았다가
들어간다.
생각이 많아진다.
이상하게도 너를 만나고 나면 내가 싫어진다.
차가운 문 손잡이를 열고 들어섰는데
낯선 음식 냄새가 말을 건다.
'또 말도 없이 왔네.'
"뭐야. 미리 말이라도 하던가."
"미리 말하면?"
"말하면 뭐?"
"니가 언제 한 번 고분고분 좋은 말로 오라고 한 적 있어?"
늘 이런 식이다.
그런데 뭐랄까 이렇게 대할 수 있는 상대가
내 체질엔 맞는 걸까.
속이 편해진다.
"나 밥 먹었어.
그리고 시간이 몇 신데 밥을 차리고 난리야."
분명 안 먹겠다고 했는데
기어코 그릇에 담아낸다.
전투적인 자기 중심적 자세다.
이 사람은 나를 이렇게 키웠다.
"요즘 너네 아빤 어떻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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