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치원 생활
아침 06:30. 알람 소리 없이 눈을 뜬다.
오늘은 도시락을 싸는 날.
계획대로라면 김밥과 잡채를 준비했겠지만,
어제저녁에 신랑의 주문으로 김밥을 먹었기에
도시락 메뉴는 주먹밥과 잡채 , 크림 떡볶이로 급 변경한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도시락 준비가 이렇게 일과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줄은.
아이가 현재 다니는 유치원은 월, 수, 금은 급식이 제공되고
화, 목은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일본은 도시락 문화가 상당히 발달한 나라이다.
가까운 편의점에 가도 온갖 종류의 다양한 도시락을 찾아볼 수 있고,
기차역에 가면
에끼벤이라고 해서 '에끼(역) 벤'(도시락, 도시락) 이름의 걸맞게 각양각색의 휘황찬란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특별히 판매용 도시락이 아니라 해도,
평소에 직장, 학교 등에 준비해 가는 도시락의 퀄리티도 상당하다고 들어서
나는 서점에서 도시락 만드는 책도 하나 구매하고
도시락과 함께 대동해야 하는 필요 물품들(도시락통, 수저통, 물수건, 양치컵, 테이블 매트, 파우치 등)을 준비했다.
도시락 싸는 일은 기대만큼 엄청난 부담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긴장이 되었는지 그날은 눈이 일찍 떠지고
잠결에도 몇 차례 다음날 구상해둔 메뉴를 머릿속에서 시물레이션 해보곤 했다.
물론 나의 기대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는 도시락이 대부분이었지만
도시락을 만들며 깨달았다.
'나는 도시락 만드는 일을 꽤 즐겁게 해내고 있구나.'라는 걸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스캔해 미리 메뉴를 구상하고,
유치원 도시락이니 만큼 최대한 알록달록 예쁘게 담는다.
메뉴가 너무 자주 반복되지 않도록도 신경 쓰고
탄수화물과, 채소, 과일, 고기 등의 단백질류 등이 모두 담기도록 해야 하며
검색을 하거나 머리를 짜내서 디자인을 구상할 때면 가사는 꽤나 창의적인 일이라 여겨진다.
다음은 그동안 만들어본 몇 개의 도시락 들이다.
도시락을 준비해서 들려 보낸 뒤, 다 먹은 빈 그릇을 아이가 보여줄 때 뿌듯한 마음이 든다.
바라기는 아이가 즐겁게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그래서 그 사랑을 주변에 나누는 아이가 되도록,
유치원에서 즐겁게 지내며 성장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