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내가 선택한 내 첫 차

by Ding 맬번니언

태어나서 처음으로, 45년 만에 내 자동차를 갖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차를 운전해 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내 차’였던 적은 없었다. 처음 운전한 차도, 그다음 차도… 늘 누나들에게 물려받은 중고차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차를 대신 운전하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호주에서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내가 타고 다녔던 모든 차는 ‘나’를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누군가의 손을 거쳐온 차들이었고, 나는 늘 그에 맞춰 조심스럽게 방향을 틀고 속도를 조절했다. 그런 내가 드디어, 진짜로 나를 위한 차를 선택했다.

브랜드가 유명하든, 값이 비싸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직접 고르고, 내가 기뻐서 몰 수 있는 차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호주에서 한국차를 한번 타고 싶었다. 나는 현대와 기아를 꼼꼼히 알아봤고, 마침내 2025년에 출시된 기아 EV3를 선택했다. 올해의 자동차 상을 받은 전기차답게 디자인도 세련되고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차’라는 점이 내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끌어당겼다. 내가 선택한 첫 새 차를 집으로 데려오던 날, 나는 조용히 고사를 지냈다. 호주 한복판에서, 그것도 전기차를 두고 고사를 지낸다는 게 얼마나 생뚱맞은 일인지 잘 안다. 하지만 이 차는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내 삶에 주어진 ‘내 것’이었다. 나는 이 차를 한국식으로, 내가 자라온 방식대로 맞이하고 싶었다. 그 마음은 단지 차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존중이자 기념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비웃을지도 모른다. “마흔다섯에 처음 가진 차가 유명한 브랜드 차도 아니고 겨우 기아야? 그리고 그 차를 위해서 호주에서 고사를 지내는 것은 오버”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차가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직접 선택하고, 나를 위해 존재하는 진짜 ‘내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짜 내 것이다. 그리고 45년 만에 내 것을 가져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브랜드의 이름값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내 시간과 내 마음, 그리고 내 삶의 무게다. 그래서 이 기아 EV3는, 나에겐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내가 처음으로 인정받고 축하해주고 싶은 삶의 이정표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버른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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