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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가 ADHD 아들을 바라보면서..

by Ding 맬번니언

나는 오랫동안 한국의 식구들이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미 게이라고 고백했음에도, 그들은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들의 태도는 나에게 큰 상처였다. 그런데 요즘 행복이를 키우면서, 나는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행복이는 ADHD를 가지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본래 힘든 일이겠지만, 행복이와 함께하는 여정은 두 배로 힘겹다. 학교에서 끊임없이 연락이 오고, 나는 최선을 다해 가르치지만 성적은 늘 엉망이다. 운동에서도 특별히 두각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이유로 한국 식구들이 나에게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아이를 내 편의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게 바로 내가 부모로서 배운 진짜 사랑이다.


돌아보면, 한국 식구들이 나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결국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기준에 맞게 바꾸려 했던 것이다. 그것이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행복이를 키우며 나는 깨닫는다. 진정한 사랑이란 이해하지 못해도 받아들이는 것, 내 기준이 아니라 그 사람의 필요를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를 통해, 나는 내 가족을 다시 이해하고, 동시에 나 자신을 더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힘들지만, 게이 아빠로서 행복하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되고 지친 날들을 보내지만, 그만큼 더 큰 행복을 느낀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은 나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기도 하지만, 그 끝에서 나는 ‘사랑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배운다.


가끔은 한국의 식구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여전히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도 심적으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알아주길 바란다. 내가 게이 아빠라서 보통 일반 남자들보다 자상하게, 그 누구보다 한국 부모님들에게 신경 쓰고, 아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작은 기쁨을 지켜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나 게이 아빠이기에 더 깊이 사랑하려 하고, 더 끝까지 책임지려 한다.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더 행복하게 만든다. 언젠가는 이 진심이 그들에게 전해질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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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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