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5시.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졌다. 몸이 이미 ‘루틴’이라는 이름의 시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평일 나는 밤 9시 반쯤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새벽 5시가 조금 넘으면 눈이 떠진다. 그렇게 출근을 준비하고, 치카에게 밥을 주고,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산책을 나선다.
그런데 오늘은 토요일이다. 일을 가지 않아도 되는 날.
그래서 잠시 망설였다. 오늘도 평일처럼 살아야 할까, 아니면 오랜만에 조금은 게으른 아침을 맞이해도 될까.
아마 나처럼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몸은 여전히 평일의 리듬을 따르지만, 마음은 잠시 망설인다. 어쩌면 그 망설임이 ‘사람’의 본모습일지도 모른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었을까.
우선,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돈을 얻었다. 내 힘으로 번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늘 공평하다. 얻은 만큼, 잃는 것도 있었다.
나는 행복이와 보내던 아침 시간을 잃었다. 우리는 매일 학교까지 걸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새벽 출근으로, 아이의 아침을 함께할 시간이 사라져 버렸다. 그것이 제일 슬프다.
그리고 최근에는 건강의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무릎이 아프다.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직업병’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큼 아프다. 한 주 동안 제대로 걷기 힘들 만큼 통증이 이어졌다. 약을 먹고, 파스를 붙이고, 또 일을 나갔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의 말이 떠오른다.
“어릴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직업을 구해서 편한 일을 해야지.”
그 말이 이제는 뼈에 사무치게 이해된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그렇게 공을 들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직업을 구해서 삶을 살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엇갈린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여전히 균형을 배우는 중이다. 3년이 지나고 직업 때문에 몸은 아프지만, 여전히 감사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일을 30년을 하든지 3년을 하든지 나에게는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준 행운의 직업이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