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

2014년 5월 21일

by Ding 맬번니언

벌써 수요일 밤 12시이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초초하게 이메일을 기다리고 있다. 보통 수요일마다 병원에서 이메일로 행복이의 소식이 왔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수요일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보내고 있었다. 이번 주 역시 너무나 행복한 수요일 하루를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왜인지 밤 12시가 되도록 병원에서 이메일이 오지 않았다.


‘혹시 행복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인터넷에서 찾아본 모든 정보와 온갖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휘몰아치고, 자꾸 부정적인 생각들이 커져가는 것 같아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밤을 꼬박 지나 새벽 4시, ‘그래, 한 번만 더 확인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열었더니 다행히 이메일이 와 있었다.


알고 보니 담당자가 마침 휴가를 떠나 이메일을 늦게 보내게 된 것이었다. 담당자는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과 함께 이전보다 훌쩍 자라난 행복이의 초음파 사진을 보내주었다. 이전보다 팔, 다리도 길어지고 좀 더 사람처럼 자라나고 있으며 성별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 결국 그 새벽 내내 초음파 사진만 바라보았다. 남들이 보면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라고 말할 작은 흑백의 초음파 사진이지만 내가 부모라서 그런 걸까? 내게는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고 어엿한 아이처럼 느껴졌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이토록 나를 행복하게 하다니, 실제로 행복이를 만나게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행복이를 만나게 될 날을 상상하며 너무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다. 부디 건강하게만 와주렴.

이제 행복이는2nd Trimester 임신 안정기에 들어섰기에 초음파는 4주에 한 번씩만 하면 된다고 한다. 12주차 검진에는 그 외에도 1차 기형아검사를 한다. 다행히 모든 검사에 행복이는 ‘문제없음’ 판정을 받았다. 조급해하지 말자, 행복이는 아빠를 만날 날을 기다려주고 있으니 나도 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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