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날아온 깜짝 놀란 소식
2014년 6월 17일
by Ding 맬번니언 Oct 29. 2022
살아가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무엇인가를 한 번쯤 가지는 시기가 온다. 대부분 그런 것들은 하지 말아야 할 이유 혹은 할 수 없는 이유가 1개 이상이어서 처음 꿈을 꾸기 시작할 땐 포기를 선택하게 될 때가 많지만, 큰 용기를 내 시작하고 나면 세상에 태어나 바랬던 그 어떤 것보다 간절하게 원하게 된다. 그리고 올해, 난 두 가지 꿈이 이뤄지기 직전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첫째는 행복이, 그리고 두 번째는 패션 디자이너의 꿈이다.
나는 이제 한국 나이로 36살이 되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다소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 해서 이제 와 취업을 해 직업으로 삼을 가능성은 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올해 드디어 졸업반이 되었다. 공부하는 내내 내 나이 절반도 되지 않는 친구들과 공부하면서 '역시 공부하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어.' 라며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긍정적이고 무슨 일이든 '일단 해보자.' 주의 의기에 그때그때 최선의 방법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물론, 긍정적이라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요즘 나는 정말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오매불망 행복이와 관련된 이메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틈틈이 졸업 작품까지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간절히 바랐고, 엄청난 용기를 내 해내고 있는 일이기에 두 가지 모두 가장 힘들지만 가장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최대한 수요일을 제외한 일주일을 바쁘게 졸업 준비에 쏟고 수요일은 온 신경을 행복이에게 쏟고 있다.
오늘은 얼마 남지 않은 맬번 스프링 패션 위크(MSFW)에 선발에 맞추어 컨셉보드 와 스타일화, 컬렉션 설명을 준비 중이다. 나는 거기에 샘플도 선보이고 싶어서 더 무리하고 있다. 몇일 뒤면 패션쇼 관계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의 마음에 든 몇몇 학생만이 선발되어 패션쇼에 서는 영광을 얻을 수 있는데 이왕 공부를 시작 헀으니 꼭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영! 할 말이 있어! '
'아주 중요한 일이야, 네가 차분할 때 들어야 하니 도착하면 전화해!'
이런저런 생각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가, 갑자기 아기 출산 때문에 태국에 갔던 톰에게 카톡이 왔다. "무슨 일이지?" 왜 태국에서까지 전화 통화를 하자는 것인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운전 중 전화를 걸었다. 아주 간단한 통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분할 때 들어야 한다니? 집에 도착할 때까지 별별 생각이 다 들어 결국 기분이 좋지 않은 체로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좋지 않은 내 표정을 본 스티븐에게 톰의 연락에 대해 말했다.
"어떻게 하지? 톰이 갑자기 차분하게 들어야 할 말이 있다고 연락이 왔어. 오늘은 우리 대리모 초음파 검사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일까? 겁이 나"
"혹시 알렉스(톰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알렉스는 이미 태어나 건강하게 잘 있는 것 아니었어?"
별별 상상과 추측이 떠올랐고, 톰과 통화 전에는 도저히 무슨 일인지 알 수 없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전화를 걸었다.
"너무 놀라지마~ 나 너희 대리모를 만났어! 너무 반가워서 전화했어"
순간, 나는 전화통화가 아니었다면 내가 톰을 한 대 때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곧 화를 가라앉히고, 톰이 자기 일처럼 내 일을 챙겨주었으니 고마워하자고 나를 다독였다. 사실 태국에 가는 톰의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국 대리모에게 전할 선물을 전달했었다. 하지만 톰 역시 알렉스(톰의 아이) 출산 때문에 태국에 간 것이었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고, 태국 대리모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할 수 없었기에 선물 전달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 톰이 태국 대리모를 만났던 것이다. 이제 '14주' 톰의 말에 의하면 대리모의 건강이 생각보다 좋아 보였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7월에 직접 초음파를 보려 태국에 갈 수 있으니 그때까지 행복이가 건강하기를 기도하며, 이제 막 아빠가 되어 행복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