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은 요즘 그의 업무로 인해 자주 출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드니로의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행복이의 학교 픽업을 그동안 스티븐이 담당했던 일을 김여사에게 맡기게 되었습니다.
김여사는 항상 세심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행복이를 픽업하는 이번 기회도 세세하게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학교까지의 길이 익숙하지 않아 저번 주부터 저와 함께 산책 코스로 학교를 몇 번 걸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학교 주변의 카페에서 디저트를 즐기기도 하고, 근처의 공원에서 산책을 하기 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그 준비의 결실을 맺을 날이 왔습니다. 아침,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가운데 김여사와 행복이, 그리고 저는 학교까지 함께 걸어갔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자 행복이의 눈에는 흥분이 띄어있었습니다. 그의 친구들이 강아지들처럼 뛰어놀며 서로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죠. 행복이는 순식간에 친구들 사이로 뛰어들었고, 김여사는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그를 따라가려 했습니다.
저는 교문 밖에서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부모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제 마음 한편에는 답답함이 끼어 있었습니다. 행복이가 김여사를 잊고 친구들에게 달려가는 것, 그리고 김여사가 행복이를 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순수하고 직설적입니다. 그 순간의 행복과 재미가 전부이기 때문에 때로는 주변 상황을 잊곤 합니다. 김여사의 경우도 처음의 경험이었기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기 때문이죠. 놀기 위해 뛰어가는 손주와 그를 뒤따라가는 할머니 이렇게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출근 시간이 다가와서 회사로 향했고, 엄마와 행복이가 무사히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여러 번 전화를 걸었습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마음속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집 앞에 차를 주차하자, 집 안에서는 웃음소리와 함께 게임의 음향이 들려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실에서 김여사와 행복이가 닌텐도 저스트 댄스 게임을 하며 신나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빠! 왔어요!" 행복이는 게임의 조이스틱을 내려놓고 제게 달려왔습니다. "오늘은 김여사와 댄스대결도 하고, 팀을 맺어서 같이 플레이도 했어요. 재밌었어요!"
김여사도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습니다. "아들 왔어. 회사에서 별일은 없었지? 행복이와 게임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 행복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손주다."
저는 두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친해졌는지 놀라웠습니다. 오늘 아침의 약간의 당황스러웠던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순수하고, 그 순수함 때문에 빠르게 마음을 열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김여사도 행복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는 빠르게 깊은 신뢰와 친밀함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어땠어? 할머니와 잘 지냈어?" 제가 행복이에게 물었습니다.
행복이는 눈빛이 반짝이며 대답했습니다. "네! 할머니는 게임도 잘하고, 저녁도 맛있게 해 줬어요. 오늘은 정말 재밌었어요."
저는 김여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엄마, 오늘 하루 고맙습니다. 행복이와 잘 지내 주셔서 감사해요."
김여사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더 재밌었어. 행복이와의 시간은 정말 값진 것 같네."
그 저녁, 집안은 따뜻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함께 보내는 가족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