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이자 할로윈, 그리고 행복이의 학교에서 LAPATHON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행복이는 어제부터 할로윈 의상을 고르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옷도 입고 싶고, 저 옷도 입고 싶어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 중에도 LAPATHON 행사에 대한 기대가 커 보였습니다. LAPATHON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달린 바퀴 수에 따라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후원금을 기부하는 행사로, 단순한 달리기가 아닌, 학교 발전기금을 위한 중요한 행사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각 학년을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네 개의 팀으로 나누었고, 행복이는 빨간색 팀인 'Lonsdale'에 속했습니다. 오늘은 행복이의 응원을 위해 저도 빨간색 옷을 입고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작년에는 15바퀴를 달렸던 행복이가 올해는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대략 세어 보니 약 18바퀴 정도였지만, 행복이는 아주 당당하게 “오늘 21바퀴나 달렸어! 그리고 조쉬아는 20바퀴!”라고 자신 있게 말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며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정확한 수가 아니라도, 아이가 자랑스럽게 느끼는 그 순간이 너무나 소중했죠.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며 성장을 체감하는 행복이를 보며 저 또한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LAPATHON을 마치고 저는 출근을 했고, 오후에는 스티븐이 행복이와 친구 찰리를 데리고 할로윈을 즐기러 갔습니다. 스티븐 아들이 사는 동네는 젊은 가족들이 많아 저희가 사는 동네보다 할로윈 분위기가 훨씬 활기찬 곳입니다. 저도 작년에 한 번 가봤는데, 집집마다 장식이 대단해서 ‘할로윈 최고의 동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행복이가 오늘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놀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호주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유와 자유를 배우며, 일상이 마치 작은 축제처럼 채워지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별한 어린이날이 없어도 매일매일이 아이들에게는 소중하고 특별한 날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라며 어쩔 수 없이 경쟁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함께하는 친구들도 결국은 경쟁 상대였기에,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정말 좋아하고 잘할 때에만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그런데몇명 사람들만 빼고 대부분 사람들은 공부를 좋아서 하지는 않죠.어쩔수 없이 하는 것 잖아요.
그래서 저는 행복이가 지금처럼 매일을 어린이날처럼, 순수한 기쁨과 활기로 채우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정해 놓은 틀 안에서 억지로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마음껏 뛰어놀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기를 바라요. 행복이가 지금 느끼는 이 자유와 행복이 앞으로도 삶의 중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