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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Dec 18. 2024

저는 제 글을 들고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가 디자이너 학교에 다니던 시절,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패션쇼 무대에 선보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무대에 올라가는 그 순간만을 생각했지, 그 이후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죠. 진짜 디자이너는 옷의 멋진 디자인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옷의 핏, 박음질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신경 쓰고 완성도를 높여야 하니까요. 일반 사람들과 다른 눈으로 옷을 바라봅니다.

글쓰기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저는 제 글을 들고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손끝에서 빚어낸 글들이 마치 새로 지어진 옷처럼 세상에 나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답변이 하나둘 돌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문학 상상상’이라는 곳에 제출한 경험이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곳의 심사 방식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서로의 글을 읽고, 우수작을 선발하는 구조였으니까요.


다른 다섯 분의 글을 읽으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가는 글의 섬세한 묘사로 마음을 흔들었고, 누군가는 흐름이 완벽한 문장들로 이야기를 끌어갔습니다. 저마다의 개성, 문장의 힘, 감정의 울림이 제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 순간, 제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부족함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장의 흐름은 자연스러운가? 표현은 정교하게 다듬어졌는가? 마음을 울리는 깊이가 있는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소중한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옷을 만들 때 작은 바늘땀 하나가 완성도를 좌우하듯, 글을 쓸 때도 한 문장, 한 단어가 글의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것을요. 디자이너가 옷을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하듯,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이야기라도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다듬지 않으면 빛을 잃고 맙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는 제 글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려 합니다. 문장을 다듬고 흐름을 살피며,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을 글을 쓰기 위해 한 땀 한 땀 집중하려 합니다. 이번 경험은 제 글쓰기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더 단단하게 다듬어진 문장으로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려 합니다. 완성된 옷이 그 사람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듯, 제 글도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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