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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노선의 악몽

by Ding 맬번니언 Feb 09. 2025

6번 노선을 운행할 때마다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마치 운명이 장난치는 것처럼, 사고는 언제나 6번 노선에서 일어났다. 그날 밤도 다르지 않았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며 운전석에 앉았다. 차창 너머로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비쳤다.

'제발, 오늘은 아무 일도 없기를.'

하지만 내 바람과는 다르게, 그날 밤은 악몽처럼 시작되었다.


6번 노선은 몰번(Malvern) 데포에서 브런즈윅(Brunswick) 데포까지 연결되는 유일한 노선이다.

트램 노선을 담당하는 8개의 데포 중, 브런즈윅 데포와 몰번 데포만이 6번을 운행한다. 그리고 브런즈웍 데포는 3개의 노선을 운행한다.

Route 1: East Coburg – South Melbourne Beach

Route 6: Moreland – Glen Iris

Route 19: North Coburg – Flinders Street Station


나는 트램을 몰고 브런즈윅(Brunswick) 데포로 향했다. 마지막 종점에서 승객들을 모두 내려준 뒤, 트램을 돌려서 나오는 일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는 10번 트랙으로 들어가 11번 트랙으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밤 10시 이후에는 절차가 바뀐다. 바로 11번 트랙에서 트램을 돌려 나오면 된다.

나는 너무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공지사항을 잊어버렸다. 습관처럼 10번 트랙으로 들어가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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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아차 싶었다.
여기서 실수하면, 전체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문제가 발생하면 OC(Operation Control, 운행 통제실)에 연락해 지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데포 안에 있었기에, 혼자서 해결하려 했다. 그래서 무리하게 트램을 돌리려 했던 것이다.


그 순간, 데포 전체에 울려 퍼지는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트램 운전자분, 지금 하는 행동을 멈추세요.”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수많은 감시 카메라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는 모든 게 들켰다.

‘10분만 일찍 왔어도 이런 문제는 없었을 텐데…’

시계를 보니 10시 10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지나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트램 운전사로서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다. 내 실수는 결국 보고되었고, 나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매니저와의 면담도 예정되어 있었다. 나는 복잡한 심경으로 데포를 떠났다. 운전석에서 내려오면서도,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트램을 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흔들렸다. 나는 마침내,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순간과 직면했다. 회사에서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고가 세 번 누적되면 해고된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이제부터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게 6번 노선은 나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노선이 되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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