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우주 Apr 10. 2024

90

APRIL.10.2024

‘반짝’ 하는 것은 정말 ‘반짝’이다.

순간-

좋은 순간은 반짝반짝하고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간다.

피는구나 싶으면 지고 있는 꽃처럼

모든 ‘순간’이 그렇구나-     

인간의 뇌는 힘든 순간 생존을 위해 슬로우를 건다고 한다. 그 순간을 제대로 기억하고 다음에 또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혹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그러나 좋은 순간은 늘 짧다. 생존에 위협을 가하지는 않으니 그때 쓴 시간만큼 빼앗아 가는 걸까.

그런데 우리를 살게끔 하는 것은 이 반짝거리던 순간들 아니었나.

그 찰나. 뇌가 자동으로 하지 못하는 영역을 수동으로 해 본다.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의식적으로 천천히 그리고 반복한다. 본 꽃들을 또 보고 바람도 한 번 더 햇살도 더 오래도록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얼굴과 표정, 목소리도 하나하나 음미한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잊겠지. 그리고 힘든 순간만 기억하겠지.

그럼에도 다시 꽃 피는 어느 날 분명히 다시 꺼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순간만큼은.

매거진의 이전글 8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