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부모님의 집. 눈물은 하염없이 나는데 소리는 내질 못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다. 언니가 옆에서 등을 천천히 치며 소리 내어 크게 울라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난 그럴 수가 없다.
나이 드신 아빠와 엄마가 있다.
엄마는 가기 전에 밥 먹고 가야 한다고 따뜻한 시래깃국과 밥. 싱싱한 김치를 꺼내 주신다.
아이처럼 울며 밥과 함께 눈물을 먹는다.
"엄마 국이 맛있다."
왜 이 와중에 난 이런 말까지 해야 할까.
유난히 맑고 바람도 좋은 오늘, 소풍 가듯 간소한 장례를 치렀다. 배롱나무꽃과 달개비꽃, 무궁화 그리고 도토리를 올려두고 생각나지 않는 기도를 한다.
얼굴의 무늬가 모자를 쓴 듯 꼭 도토리 같아지어 준 이름. 토리- 유난히 사랑이 많고 장난기도 많은 아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간다. 너라면 저 다리도 폴짝폴짝 뛰어가겠지.
나의 유일한 도토리야. 잘 가- 사랑하고 미안하고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