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뭐하지 인터뷰 | 꾸오이아노 심규한 대표님
안녕하세요. 전포동에 꾸오이아노랑 광안리에 데얼스를 운영하고 있는 심규한이라고 합니다.
'꾸오이아노'라는 단어가 사실 원래 있는 단어가 아니고 제가 이제 임의로 만들어본 단어에요.
이탈리아어로 'cuoio'라는 단어가 가죽이라는 뜻이고 제 세례명인 'Luciano(루치아노)'를 붙인 이름이거든요. 그래서 가죽하는 루치아노라는 뜻으로 제가 한번 지어본 이름입니다.
대학교 4학년 다니고 있을 때 앞으로 뭘 해야겠다라는 것들을 좀 계획을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때 당시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쪽이 가죽공예였고, 가죽공예를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때 당시에 가죽공방이나 가죽을 다루는 곳들을 조사해봤을 때 커피랑 같이 하는 곳들이 드물더라고요. 그때가 아마 6, 7년 전이였으니까 그때 당시만 해도 가죽공방이 있긴 했는데 일반인들이 봤을 때 좀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고, 섣불리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곳들은 다 아니었던 거 같아요.
사람들이 다가가기 쉽게 편하게 풀어보자라고 했을 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커피가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커피를 그때 당시 커피를 되게 좋아했고, 배워보면서 같이 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게 됐던 거 같아요.
카페를 같이 운영하면서 여러가지로 바쁘다 보니까 내 스스로에 대한 능력을 개발할 계기가 사실 많이 없었거든요. 왜냐면 가게 일도 너무 바쁘고 공방 수업도 되게 바빴으니까. 대학교 4학년 때 자퇴하고 가게를 시작하게 된 거라 전공했다고 하기에는 그 대학교 졸업장도 없었어요. 사실 대학교 졸업장이 그렇게 크게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을 안 하지만요.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가죽공방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심도 있게 어떤 브랜딩하고 메이킹하는 그런 심도 깊은 수업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다가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부분의 근사한 브랜드들의 베이스들이 다 이탈리아잖아요. 물론 파리도 있고, 영국도 있고 여러가지 나라들이 있지만 이탈리아도 되게 유명해요. 그게 '이탈리아에 직접 가서 배워 볼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또 좋은 기회가 닿아가지고 밀라노 현지에 있는 학교가 수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게 용기라고 생각을 안 했던 거 같아요. 학교를 그만두는데 있어서 제가 뭔가 큰 결심을 하고 '내가 이 학교를 그만두면, 이 학교의 졸업장이 없을 때 어떡하지'라는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했던 거 같아요. 그때 당시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려고 그런 것만 생각하다 보니 학교나 졸업장 이런 것들은 아예 신경을 안 썼던 거 같아요. 고민을 하지도 않았던 거 같아요.
--> 멋있으시네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브랜드로서 저 매장에서 만든 물건들을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뭐 가죽으로 만든 어떤 제품이 되었든 어패럴이 됐든 그게 뭐든간에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만들어서 팔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주변에서 '뭐 이런 것 좀 만들어 달라', '이런 거 한번 해보면 어떠냐' 그렇게 도움 주셨던 분들이 되게 많아 가지고 굿즈들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이제 그 위치에 대해서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는데 그 지금 꾸오이아노가 있는 건물이 해가 예쁘게 잘 들긴 하지만 건물 자체가 특색이 있는 건물도 아니고 상가 건물 2층이기도 하고, 걱정을 많이 하긴 했었는데 거기가 좋았어요. 이것저것 알아보러 다니고 찾아봤을 때 거기가 그냥 좋았던 거 같아요. 끌림같은 게 있었어요. 여기서 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
같이 늙어가는 친구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25살에 오픈을 해가지고 지금은 30대가 됐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이렇게 늙어가고 더 예쁘게, 멋지게 바뀌어간다는 게 저랑 제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가지고 친구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오이아노를 운영하면서 갈증이 있던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일단 꾸오이아노 2층에서 지금 영업을 하고 있고 2층에서 장사를 해보신 분들은 아마 아실 거예요. 그 2층만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다른 매장을 하나 더 운영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었고 1층을 원해서라기보다는 꾸오이아노랑은 조금 다른 매력을 가진 비슷한 매장을 하고 싶었어요. 아이덴티티는 비슷하게 가져가되 다른 걸 하는 매장을 보여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뭐가 있을까' 생각을 했을 때 전포동 매장에는 없는 술, 와인, 맥주 그런 것들이나 맛있는 음식 이런 것들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위치를 많이 고민했었는데 아무래도 서면 다음으로 자주 갔던 곳이 광안리해수욕장이다 보니까 이 동네로 생각을 굳혔고 데얼스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제일 어려웠던 때는... 아무래도 모든 분들이 다 똑같지 않을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다들 힘들 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거 같긴 해요. 일주일 매출이 10만 원이 안 나왔던 적도 있고 그러니까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분들이 그런 힘든 시기를 겪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다 같이 이겨내야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거 같아요.
제가 매장을 지금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정식으로 오픈하기 하루 전 날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엄청 떨리는데 떨어서 난 내 위치에 있다 보니까 혼자서 막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고 그런 마인드 컨트롤하는, 오픈하기 몇 시간 전 그 시간대가 기억에 되게 많이 남는 거 같네요.
그게 전문가 같다고 전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여러 해외 마케팅 사례들이나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들, 즐겨보는 상업적인 인스타그램들의 피드를 보면은 전문가처럼 잘 꾸며놨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참고해요.
어떤 목표를 가지고 마케팅을 하고 이러지는 않거든요, 사실. 5주년이 되고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찾아와주시는 게 제가 하는 어떤 마케팅의 효과라고 생각을 하기 보다는 꾸준하게 계속 매장을 운영해온 효과이지 않을까요?
시간이 조금 오래된 매장이라고 해서 신경을 안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저희가 5년 전에 오픈했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사실 어렵잖아요. 근데 낡아가는 멋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낡아가는 멋을 내기 위해서 그냥 방치를 하면 안 되거든요. 계속해서 이제 닦아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어떤 마케팅적으로 비법이나 이런 것들은 따로 없고 계속 그렇게 꾸준하게 관심을 가졌던 게 지금 그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오실 수 있는 것 같아요.
--> 가죽같은 거네요.
좋은 비유인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해서 잘 유지해 나가는 것, 그게 요즘은 가장 바라는 미래가 아닌가 생각해요. 뭔가 더 크게 확장하거나 많이 하고 싶진 않고 그냥 지금처럼만 계속 유지가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또 준비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제품이나 이런 것들도 유지가 잘 유지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램이 있어요. 그러면서 이제 또 좋은 기회가 되면 여러가지 재밌는 것을 해 볼 수가 있는 거고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꼭 해라'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물론 그 상황 속에서 따져봐야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요건이나 상황들이 당연히 있을테지만, 무작정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이런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본인 스스로가 그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체계적으로 되게 많이 준비를 할 거란 말이죠. 그 준비를 충분히 끝내고 나서 그래도 이제 이 일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이 든다면 해야하는 운명이지 않을까요?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