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의 생각은 나의 인생이다.

by 김진산

02장.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


"인간은 그가 생각하는 대로 된다."

"A man is but the product of his thoughts; what he thinks, he becomes."

마하트마 간디 (Mahatma Gandhi)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화엄경의 핵심 사상인 이 말은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격언을 넘어, 삶의 매 순간 정교하게 작동하는 우리 내면의 운영 체계를 설명하는 핵심 원리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 마주하는 기회, 심지어 느끼는 한계마저도 결국 마음이라는 필터를 거쳐 해석되고 창조된다. 삶의 방향과 속도 또한 이 마음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출장을 갈 때마다 비행기 안에서 늘 책 한두 권을 꺼내 든다. 보통 두세 시간 안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편이다. 지상에서는 수시로 울리는 전화 벨소리나 카카오톡 알림에 집중력이 흩어지기 일쑤지만, 하늘 위 고립된 공간에서 온전히 책에 몰입하는 시간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자 나의 행복이다. 이렇게 완벽한 몰입 상태에서 책을 읽다 보면, 같은 내용이라도 지상에서 읽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얻곤 한다.


나의 생각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킨 책 중 하나가 바로 론다 번의 『더 시크릿』이었다. 이 책은 비행 시간 동안 두 번을 연달아 읽었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밑줄 친 부분을 여러 차례 다시 펼쳐 보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다소 과장되고 허황된 내용이라 치부했지만, 어느새 책의 논리에 강하게 이끌려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어 내렸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자기계발서들이 서점가에 즐비했다.


책을 덮고 나서도 깊은 여운과 아쉬움이 남아 창밖의 구름을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더 시크릿』이 제시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은, 원하는 것을 간절히 생각하고 믿으면 우주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원칙이었다. 그것은 막연한 꿈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을 촉발하고, 추상적인 목표를 현실로 만들도록 격려하는 힘을 지녔다. 나는 평소에 “이러한 믿음을 한 번 시도해 보는 것, 현실처럼 상상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하여, 『더 시크릿』의 가르침을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책을 통해 접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일상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때로는 깊은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고, 간절한 기대와 다른 차가운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중요한 진실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실패는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과정이라는 점이다. 비록 『더 시크릿』의 내용이 비과학적이거나 비현실적으로 들릴지라도, 그 책이 나에게 목표를 향한 강렬한 의지와 실질적인 노력을 불러일으킨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더 시크릿』과 만남

『더 시크릿』은 굳건한 믿음만으로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마치 사이비 종교의 가르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책에서 제시하는 이론들이 우리가 오랫동안 배우고 믿어온 과학적 사실이나 인과율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평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쯤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현실처럼 상상하고 믿어보는 행위 자체에 드는 비용은 없지 않은가. 나는 『더 시크릿』의 가르침을 내 삶을 대상으로 한 하나의 실험으로 삼아보기로 결심했다.

그해 3월 초, 나는 10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희망 사항 목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나의 선언문이었다. ‘20XX년 12월 31일까지 연 매출 X억 원을 달성한다’, ‘무릎 통증을 완치하고 북한산 정상에 오른다’ 와 같이, 목표는 구체적인 시점과 수치를 포함하여 현재형으로 작성되었다. 나는 이 목표들을 인쇄하여 눈에 잘 띄는 곳곳에 붙여두었다. 핸드폰과 컴퓨터 바탕화면은 물론, 매일 아침 마주하는 안방 문과 욕실 거울에까지 붙여두고 수시로 읽으며 그 내용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상상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희망 사항을 이미 성취된 것처럼 생생하게 상상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색하고 어려웠다. 하지만 『더 시크릿』에서 끊임없이 강조한 내용을 되새기며 최선을 다했다. 잠들기 전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자기 암시로 이어졌고, 한 번은 꿈속에서 목표 중 몇 가지가 현실화되는 생생한 체험을 하기도 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점화 효과(Priming Effect)’와도 맞닿아 있다. 특정 개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후의 생각이나 행동이 그 영향을 받는다는 원리다. 나는 의식적으로 내 뇌에 ‘성공’과 ‘성취’라는 단어를 끊임없이 점화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당시 설정했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회사의 매출 목표 달성이었다. 계속된 사업 부진이 겹쳐 현금 흐름이 절실한 상황이었기에, 설정한 목표는 다소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자주, 그 목표가 달성된 현실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통장에 목표 금액이 찍힌 것을 확인하는 순간의 기쁨,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며 함께 축하하는 장면 등을 오감으로 느끼려 애썼다.

그렇게 시간의 초침은 쉼 없이 흘러 어느덧 12월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연말이 다가오도록 설정했던 목표는 단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듯 보였다. 경기 침체의 여파는 여전했고, 매출 목표 달성은 여전히 요원한 꿈처럼 느껴졌다. 실망감이 밀려왔다.


절실하게 바라면 이루워진다.

그러던 12월의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가끔 소량으로 거래하던 한 업체로부터 평소 주문량의 100배에 달하는 대규모 주문이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다. 회사 년매출의 50% 정도가 되는 주문이었다. 회의에서 이 소식을 들은 나는 실소하며 "분명 담당자의 착오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직원이 재차 확인하여 보고해도 믿기 어려웠다. 나는 "정말 주문할 의사가 있다면 선수금 50%를 먼저 요구해보라"고 지시했다. 업계 관행상 이는 사실상 거절을 유도하는 무리한 요구였다. 그러나 몇 시간 후, 50%의 선수금이 회사 통장으로 정확히 입금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사무실의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회사는 업계의 거대 기업이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우리 회사의 기술력과 납품 이력, 성실성을 치밀하게 조사해왔던 것이었다.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우리를 최종 선택했던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목표를 향한 나의 간절함이 회사 전체에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는 긍정적 긴장감과 높은 업무 기준을 형성했고, 그 보이지 않는 노력이 외부의 기회와 맞물려 폭발적인 결과를 낳은 순간이었다.


또 다른 목표는 건강 회복에 관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무릎 통증으로 평소 유일한 낙이었던 등산을 포기해야 했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통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거의 1년을 병원 순례자로 지내며 고생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한 사람에게서 잘 안 알려진 치료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자신도 걷기 힘들었는데 그 방법으로 효과를 보았다며 적극 추천했다. 평소 같았으면 흘려 들었을 이야기였지만, ‘어떤 식으로든 낫는다’는 목표에 집중하던 내 귀에는 그 말이 절박한 해법처럼 들렸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실제로 여러 사람들이 유사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치료를 병행하고 재활 운동을 지속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과 불편함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근육이 회복되고 통증이 거의 사라지면서, 나는 마침내 다시 좋아하는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해에 설정했던 또 다른 목표는 아들의 해외 경험이었다. 나는 아들에게 항상 더 넓은 세상을 보라며 배낭여행이나 해외 생활을 적극적으로 권해왔다. 1년 전부터 지인의 해외 지사에 아들이 방학 동안 인턴으로 일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현지 사정상 취소된 터였다. 그러나 연말에, 아들은 대학교에서 외국 대학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배낭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내가 바랐던 그림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였다.


물론 내가 정한 목표 10가지가 모두 100% 달성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몇 가지 핵심 목표가 이처럼 놀라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은 신기하고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굳건한 믿음을 갖는 행위는, 그 자체로 우리의 뇌를 자극한다. 이 시스템은 우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보만을 걸러내어 의식으로 올려 보내는 필터 역할을 한다. 즉, ‘매출 목표 달성’을 끊임없이 생각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관련 정보, 기회, 인맥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일체유심조’는 단지 정신적인 믿음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 체계를 재편하고, 행동을 유도하며, 궁극적으로 현실을 창조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이다. 마음이라는 설계도를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 우리 삶이라는 건축물의 모습은 송두리째 달라질 수 있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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