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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스키 Sep 03. 2022

어느새 가을이 와요

Kings of Convenience-Misread,Boat Behind

가을의 냄새가 난다


지난주 평일까지만 하더라도 공기 중에 뜨거운 열과 습기가 가득했었는데, 주말부터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화요일에 비가 내린 후에는 긴팔을 입어야 하는 날씨가 됐다. 찬 날씨를 좋아하는 서리거인(내 별명이다)은 설레발을 치면서 후드와 재킷을 하나둘씩 옷장에서 꺼내보는 중이고.


나는 환절기를 좋아한다. 햇빛의 질감과 공기의 촉감이 날마다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서 좋고, 나무의 빛깔과 사람들의 옷차림이 바뀌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좋다. 여름이 끝나가는 가을의 초입은 유독 온도와 색채의 변화가 뚜렷해서 특히 좋아한다. 단풍이 채 물들기 전의 이 미묘한 계절에는 온색과 한색이 공존하는 특유의 빛깔이 있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들리고,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와닿는 이 맘때쯤에 항상 꺼내듣는 노래가 두 곡 있다. 



따듯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노르웨이의 듀오 Kings of Convenience, 일명 편리왕(이들의 별명이다) 의 이 곡들은 꼭 두 개를 짝꿍처럼 붙여서 듣게 된다.기타와 첼로의 편안한 선율, 그리고 뮤직비디오의 색채는 퍽 따듯하고 찬란하기까지 한데, 가사를 들어보면 건조하고 씁슬한 구석이 있다. 두 곡은 관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끝나가는 우정에 대한 암시,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 축제를 벌이는 들판의 풍경.


가을이 외로운 계절로 불리는 것은, 뜨거웠던 열기 위에 내려앉는 서늘함처럼 영원할 것 같았던 관계에도 종말이 올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는 까닭이 아닐까. 각자 먹고살기 바빠 연락이 뜸해지다가 이내 소원해져 버린 관계,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친밀하지는 않았던 관계, 열렬히 좋아했음에도 중단될 수 있는 사랑의 갖가지 이유들. 떠난 이들을 회상하면 마음이 한 켠이 초라하고 외로워졌다가도, 이렇게 부족한 나임에도 곁에 머무르는 소중한 인연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때때로 씁쓸함이 찾아오더라도, 현재를 있는 힘껏 사랑하며 달콤함을 채워나가야지. 


관계의 색채가 달라지기 직전의 순간을 포착하는 화면들은 이 변화의 계절과 닮아있다. 쓸쓸함과 평온함이 공존하는 미묘한 감미로움은 이 계절의 온도를 닮았다. 차갑고, 그럼에도 따듯한 가을.



Kings of Convenience - Misread

가사와 해석



If you wanna be my friend, you want us to get along

내 친구가 되고싶다면, 사이좋게 지내고싶다면


Please do not expect me to

내게는 기대하지마


Wrap it up and keep it there

이쯤에서 그만하고 내버려두자


The observation I am doing could easily be understood as cynical demeanour

내가 너를 관찰하고 있는게 냉소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But one of us misread

둘 중 한명이 오해하고 있는 거지


And what do you know

네가 뭘 알겠어


It happened again

또 이렇게 됐네


A friend is not a means you utilize to get somewhere

친구는 있잖아, 네가 원하는걸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야


Somehow I didn't notice friendship is an end

난 알아채지 못했어, 우정이 끝났다는 걸


What do you know

네가 뭘 알겠어


It happened again

또 이렇게 됐네


How come no-one told me

어떻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All throughout history the loneliest people

역사상 가장 외로운 사람들은


Were the ones who always spoke the truth

늘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The ones who made a difference by withstanding the indifference

무관심을 견디며 변화를 만들어 낸 사람들


I guess it's up to me now

이젠 나에게 달린 것 같아


Should I take that risk or just smile?

나도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할까, 아니면 웃어넘겨야 할까?


What do you know

네가 뭘 알겠어


It happened again

또 이렇게 됐네


What do you know

넌 아무것도 몰라




Kings of Convenience - Boat Behind

가사와 해석



So we meet again after several years

우리는 몇 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해


Several years of separation

몇 년 떨어져 있자


Moving on, moving around

계속해, 움직여


Till we spend this time chasing the other's tail

서로의 꼬리를 쫓으며 이 시간을 써버리자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Winter and spring (Winter and spring)

겨울과 봄


Summer and fall (Summer and fall)

여름과 가을


You're the wind surfer crossing the ocean on the boat behind

너는 배 뒤에서 바다를 가로지르는 윈드서퍼야


Skiffle and ride (Skiffle and ride)

스키플을 들으며 달리고 (*skiffle: 재즈음악의 장르)


Shuffle and walk (shuffle and walk)

셔플을 추며 걷자


You're the up tip toe ballerina in the chorus line

너는 무대 맨 앞에서 발 끝을 드는 발레리나야


Singing

노래하자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River and sea (river and sea)

강과 바다


Picking up sound (picking up sound)

소리를 들어


Through the air there's a fluffly cloud falling down as rain.

솜털같은 구름이 비처럼 내리는 대기를 느껴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Whoa, whoa whoa, whoa whoa

아아

I could never belong to you

난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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