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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닉네임입력 Nov 06. 2022

2. 우연에서 인연으로

주인공의 등장

골목길을 얼른 벗어나기 위해 빠르게 걷던 나에게 따라오던 남자 중 한 명이 말을 걸어왔다.


"허개미?"


????


중학교를 졸업하고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내 별명이 불량스럽게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자에게서 들려왔다. 그리고 이 별명은 당시 유행하던 '웃찾사'라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인기 있던 '서울나들이'라는 코너에 나온 개그맨의 캐릭터 중 개미핥기라며 놀림을 받는 사람과 내가 닮았다고, 친했던 두 명의 친구가 지어준 것이었다.(중학생 때 나는 왜소한 체격이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 그래서 뒤를 제대로 돌아보니 그때 나와 함께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두 친구 중 한 명이 웃으며 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그 옆에는 잠깐 언급되었던 '엇나가지는 않았지만, 질이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구' 중 한 명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사춘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고, 함께 다이소로 걸어가 사고자 했던 발 뒤꿈치 양말을 구입하고는 다시 돌아오는 길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 한 명을 불러냈는데 그 친구는 유일하게 대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바로 공장에서 일을 배우고 있었다. 그렇게 모인 당시 내가 그나마 제대로 알고 지낸 친구들 네 명 중 세 명은 각자의 근황을 물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고 우리는 해산했다.


그런데 가장 늦게 온 친구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어느 정도 걸어가다 갈라지겠거니 하며 우리 집까지 200m 남짓 남은 거리까지도 나와 방향이 같았기에 나는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니 집이 어딘데."

"다 와간다. 니는?"

"나도 거의 다 왔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었을까. 내가 사는 집 앞 골목에 도착했고 친구는 내 옆에 멈춰 서며 나에게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니 집이 여기가? 신기하네. 우리 부모님이 작업하시는 곳도 바로 여기 앞인데."

그랬다. 친구네 부모님은 직접 손으로 면을 뽑아 시장에서 국수를 판매하셨고 친구는 그날 부모님을 돕기 위해 면을 뽑는 작업장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그 작업장이 마침 우리 집 골목 바로 옆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사는 집도 불과 2분 거리로 내가 매일 지나치던 길이었기에 그날부터 우리는 자주 인사를 하며 지내기 시작했고, 작업을 하시는 부모님과 종종 인사를 드리며 우리 가족들과도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빼빼로데이, 2013 11 11 아침..  친구가 공장 야간근무를 마치고 평소 내가 좋아하던 빼빼로를 사왔다며 나를 불렀는데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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